3월 30일 영국 런던의 템스 강을 따라 열린 옥스포드-케임브리지 조정경기 2024에서 케임브리지 남자 팀 조정 선수들의 모습. EPA 연합뉴스
영국 중남부를 가로지르는 ‘잉글랜드의 젖줄’ 템스강이 배설물로 뒤덮여 망신을 샀다.
BBC, 가디언 등 현지 매체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남자 조정 경기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가운데, 선수들에게 ‘템스강에 들어가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템스강에서 기준치 이상의 대장균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리버액션이 올해 초부터 3월 26일까지 해머스미스 다리 주변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물 100ml 당 평균 2863CFU(세균수 단위)가 발견됐다. 영국 환경청의 수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선 100㎖당 1000CFU 미만이어야 한다. 가디언은 "대변에서 발견되는 대장균 은 요로 감염, 방광염, 장 감염,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혈액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검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195년 전통을 자랑하는 ‘옥스브리지(옥스퍼드 대 케임브리지)’ 조정 경기 참가자들에게도 새로운 지침이 내려졌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조정 경기에서 우승한 팀은 템스강에 뛰어드는 것이 전통인데, 대장균으로 인해 올해 선수들에겐 ‘입수 금지’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주최 측은 선수들에게 상처를 가리고, 신발을 착용할 것을 권장했다. 또 경기 후 샤워하고, 튀는 물을 삼키지 말 것을 지시했다.
올해 경기에 참여한 옥스퍼드대 조정팀 레니 젠킨스는 "경기 시작 전 미리 구토했다"며 "물에 똥이 적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단체는 강물 오염 원인이 수도 회사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하수를 장기간 대량으로 내보낸 데 있다고 주장했다. 리버액션 측은 "규제받지 않는 수자원 회사 템스워터 등을 수십 년 간 방치한 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영국 수도회사 1위 업체인 템스워터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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