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지인한테 3,500만 원을 보내줘야 돼요.”
사기인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 두 달 가까이 대화를 나눴던 터라 친분이 쌓였고, 이미 1,500만 원을 보낸 상태였습니다.
60대 여성 A씨가 SNS에서 만난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과 대화를 나누며 연을 이어온 건 지난 2월부터입니다.
A씨가 지인이라고 생각한 이 인물은 친밀감이 쌓이지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최근엔 거액의 택배이용료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에게 3,5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돈을 송금해야겠단 생각에 A씨는 지난달 14일 제주시농협 아라지점으로 갔습니다.
A씨는 “해외에서 지인에게 물품을 받으려는데 택배이용료를 보내줘야 한다. 3,500만 원을 송금해달라”고 직원에게 얘기했습니다.
이 얘기를 들은 제주시농협 아라지점 고정은 과장보는 거액의 택배이용료를 송금하겠다는 A씨의 말을 수상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A씨를 설득해 SNS로 나눈 대화를 보니 호감이 있는 것처럼 말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범죄임을 직감했습니다.
로맨스 스캠은 SNS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이성에 접근해 상대와 지속적인 친분을 쌓은 뒤 결혼이나 사업 따위에 자금이 필요하다며 상대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기행각입니다.
고정은 과장보의 설명에도 A씨는 믿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A씨는 경찰서 지구대로 향했습니다. 경찰도 로맨스 스캠 수법임을 알렸습니다.
그제서야 A씨는 자신이 사기에 속았단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고정은 과장보는 “더 큰 피해를 막아 다행이라고 위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메시지가 또 온다면 은행이나 경찰서에 신고할 것읃 당부했다“고도 A씨에게 전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고정은 과장보는 A씨로부터 감사 엽서를 받았습니다. “고 과장보의 설명으로 더 큰 금액 피해를 막을 수 있어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경찰도 로맨스 스캠 범죄 차단에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경찰은 올해 로맨스 스캠을 10대 악성 사기 범죄에 포함시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10대 악성사기는 △로맨스스캠 사기 △전세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 △보험사기 △사이버사기 △투자·영업·거래 등 기타 조직적 사기 △다액 피해사기 △가상자산 사기 △투자리딩방 사기 △미끼문자 등입니다.
로맨스 스캠을 비롯한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2017년 약 23만 건에서 2022년 약 32만 6,000건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로맨스 스캠은 금융, 통신 기술 발달로 인해 조직성·온라인·비대면·국경을 뛰어 넘어 발생하고 있어 추적에 더 어려움이 뒤따르는 실정입니다.
경찰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주재하는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각 시·도경찰청 직접수사부서에는 분야별 전담수사팀을 설치해 10대 악성사기에 대한 특별단속과 사기 피의자 검거활동을 추진합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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