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교육청 요청에 민간 전시장 대관 취소
주최 측 "일방 통보 안돼" 손배 소송 등 돌입
수원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 등이 12일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성인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수원여성의전화 제공
경기 수원시와 수원시교육지원청의 강경 대응으로 이달 수원 민간 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성인 페스티벌’이 취소됐다. 이 행사를 두고 ‘성(性)착취’를 조장하는 거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던 여성단체와 학부모 등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행사 주최 측은 이 결정에 반발하며 소송에 나설 방침이라 법정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3일 수원시에 따르면,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 ‘수원메쎄’는 최근 성인콘텐츠 제작업체인 ‘플레이조커’가 주최하는 성인 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 장소 대관을 취소하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행사 철회를 촉구하는 수원시와 수원시교육지원청의 업무협조 요청에 따른 것이다. 시와 교육청은 공문에서 “행사가 교육환경보호법 제9조에 위반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교육환경을 침해하는 성행위 및 유사한 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다’는 게 판단 근거다. 실제 행사장은 초등학교(정문 기준)에서 직선거리로 21m 떨어져 있어 교육환경보호법상 유해업소가 들어설 수 없는 절대보호구역(직선거리 50m 내)에 해당된다.
행사 취소 결정에 수원 서부지역 초등학교·중학교 학부모폴리스 연합단은 입장문을 내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막은 대관 취소 결정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그러나 법적 다툼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조커는 “교육환경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는다”는 내용증명을 수원메쎄에 보내며 손해배상 등 소송을 예고했다. 또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는 행사”라며 반대한 수원시와 여성단체 등에 대해서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 고발 등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성인 페스티벌 대관 취소는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법정 다툼도 철저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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