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만 강진 충격으로 2분기 DRAM 반도체 가격이 1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3일(현지시간) 전망됐다. 대만 동부 화롄지역의 빌딩 한 채가 크게 기울어져 있다. AFP연합

대만 강진으로 반도체 가격이 들썩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동부 연안에서 3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최소 9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부상하는 큰 피해로 반도체 공급망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공급망 충격은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공급망 차질

이번 강진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빠르게 정상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진이 난 곳은 동부 연안인 반면 대만 반도체 생산 설비가 밀집된 곳은 서부여서 실질적인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런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반도체 공장은 서부에 집중돼 있어 피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다른 파운드리 업체 UMC 역시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UMC는 다만 강진에 따른 안전조처가 시행되면서 '일부 웨이퍼' 생산라인이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UMC는 "현재 가동, 웨이퍼 출하가 정상적으로 재개됐다"면서 의미있는 수준의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대만에 반도체 생산 설비를 갖고 있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성명에서 직원들이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현재 지진 충격과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점검이 끝나면 고객사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두자리수 상승할 것"

씨티 애널리스트 피터 리는 분석노트에서 대만이 전세계 DRAM 반도체 공급능력의 약 15%를 차지한다면서 이번 강진 여파로 가격 협상에서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이번 2분기 DRAM 가격이 1분기에 비해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정보제공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대만 강진 뒤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 3대 메모리업체들이 모두 DRAM 가격 책정 논의를 중단했다.

씨티의 또 다른 애널리스트 로라 천은 2016년 규모 6.6 강진 당시에도 TSMC 매출이 약 1%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천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는 반도체 설비 피해가 크지 않다면서 TSMC 충격도 당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낙관했다.

반도체 주가 반등

대만 강진으로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하락 출발한 반도체 종목들은 대부분 반등했다.

엔비디아는 초반 0.7% 내린 887.92달러를 기록했지만 오후 들어 0.5% 오른 898.87달러로 상승했다.

AMD는 1.5% 상승한 181.30달러로 뛰었다.

마이크론 역시 3.8% 급등한 127.36달러로 올라섰다.

TSMC 주가도 올랐다.

TSMC의 미 증권예탁원증서(ADR)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3% 상승한 142.03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전날 지난해 파운드리부문에서 70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인텔은 7.4% 급락한 40.70달러로 추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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