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인프라·반도체 등 AI 관련주 기대감 커
‘밸류업 수혜’ 두산도 목표주가 상승률 높아
“기대 선반영된 주가 변동성 확대 유의해야”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 동안 목표주가를 가장 많이 올린 종목들의 주된 공통점은 ‘인공지능(AI)’인 것으로 나타났다. AI의 빠른 연산 능력을 감당해낼 전력 인프라와 전자장비, 반도체 등과 관련된 종목이 주가 상승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조정 가능성은 주의해야 한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4일 조선비즈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가운데 최근 1개월 사이 목표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 10곳을 추렸다. 그 결과 상위 10개 상장사 중 6개 기업이 AI 산업 발전과의 연계성 덕에 높은 목표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상장사는 두산이었다. 증권가는 밸류업(가치 제고) 여력이 크다는 이유로 두산 목표주가를 3월 2일 13만6667원에서 이달 2일 16만3750원으로 한 달 만에 19.82%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두산이 주가 강세를 보이는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지분 일부를 보호예수 종료 후 현금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부응하는 성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산에 이은 목표주가 상승률 2위는 전력 인프라 관련주인 HD현대일렉트릭이 차지했다. 이 회사 목표주가는 3월 초 13만7909원에서 4월 초 16만3091원으로 18.26% 상향 조정됐다. 같은 업종의 LS ELECTRIC도 15.52%(5위)의 상승률로 최근 목표주가가 많이 오른 상장사 명단에 포함됐다.
산업 전반에 걸쳐 AI의 쓰임새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레 이를 감당할 전력 설비 증설 수요도 늘고 있다. AI는 전기차 못지않게 전력을 많이 잡아먹는 분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8월 트위터에 “AI와 전기차 때문에 미국은 2년 안에 전력과 변압기 부족 현상에 빠질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전력 인프라주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그래픽=손민균
목표주가 상승률 상위에 오른 나머지 종목도 AI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에 들어가는 고다층기판(MLB) 생산업체 이수페타시스의 목표주가는 한 달 새 17.36%(4만333→4만7333원) 상향 조정됐다. 또 리노공업·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등 AI 반도체 관련주 목표주가도 같은 기간 12~17%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구동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 선두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욜 그룹은 올해 141억달러(약 19조원)인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5년 후인 2029년에는 377억달러(약 50조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11조9751억원, 영업이익 1조474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5.35%,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목표주가가 올라간 종목 상당수가 단기간에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기대감이 선반영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일이 많아서다. 일례로 차세대 플랫폼 바이오텍으로 주목받는 에이프릴바이오의 목표주가는 한 달 새 13.51%(2만4667→2만8000원) 상향 조정됐고, 실제 주가도 3월 중순 2만원에 근접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1만5000원대로 추락했다.
지난달 단체 상승 랠리로 뜨거운 3월을 즐긴 전력 인프라 관련주도 4월 들어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인다. 3월 28일 10만1700원까지 올랐던 LS ELECTRIC 주가는 현재 10만원 아래로 주저앉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이 선반영돼 오른 주가는 단기간에 차익 실현과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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