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 누리집 방문 없이 정보 보여주는 인공지능에
‘검색 결과로 광고주 사이트 유도’ 사업 모델 위기
구글, 첫 ‘유료 자사 콘텐츠’ 검토…‘검색 유료화’ 거론
미국 뉴욕에 있는 구글 빌딩의 모습. 뉴욕/AP 연합뉴스
구글이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새 프리미엄 유료 검색 서비스를 내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의 등장으로 검색광고에 쏠려있는 수익모델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
구글이 비즈니스 모델 개조의 한 방편으로 검색 서비스 등 회사 핵심 서비스에 요금을 과금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구글 내부 계획을 아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를 구독 형식으로 유료화 하는 방식이 거론되는데, 구글이 자사 콘텐츠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처음이다. 구글 쪽은 공식 답변에서 “현시점에는”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으나, 관련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경영진들이 이를 출시할지와 출시한다면 언제 할지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변화가 검색엔진을 위협하는 오픈에이아이(OpenAI) 챗지피티의 등장 1년 반이 지난 시점에 구글이 여전히 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1일 사용자가 10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은 지난해 검색과 연관된 광고로부터 1750억달러(약 235조 6725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회사의 가장 큰 수익 동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혁신을 받아들이는 방향은 회사에 딜레마가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덧붙였다.
이는 2022년 11월 챗지피티가 전통적 검색엔진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도 여실히 보여준다. 챗지피티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링크 목록을 제공하면서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을 불필요한 서비스로 만들기까지 위협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도 인공지능 기반의 검색 서비스를 지난해 5월부터 선보였으나, 이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 Search Generative Experience)을 기본 검색 엔진에 추가하는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구글이 인공지능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구글이 내놓은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는 검색어를 이미지로 생성하는 서비스에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이미지를 각각 흑인 남성, 아시아 여성으로 표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사용자가 클릭해 광고주의 누리집을 방문할 필요가 없는 더 완전한 인공지능 생성형 답변이 제공된다면 구글의 광고사업은 한층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반 검색 결과를 통해 직접 누리집에서 추출된 정보가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진다면, 사용자가 더이상 이들 누리집에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접속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 관계자는 검색 때 광고를 없애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구글 전반에서 구독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프리미엄 기능과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