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찰위성 보강땐 흐린 날에도 북 전역 감시
글로벌호크·정찰기 등 감시사각지대 보강 가능
우리 군이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8일 발사한다. 그동안 미국의 정보자산에만 의존해 왔지만, 독자 정찰감시 능력을 확보해 북한의 특이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전시작전권 환수도 앞당길 수 있다.
군에 따르면 내년까지 총 정찰위성 5기를 쏠 예정인데 북한의 특정 지점을 2시간 단위로 정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정찰위성 5기는 모두 같은 위성이 아니다. 정찰위성 1호기는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했다. 2~5호기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했다. SAR 위성은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들며 날씨와 관계없이 관측할 수 있다. EO·IR 위성은 SAR 위성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임무 수행이 제한될 수 있다. 내년까지 발사할 정찰위성 3~5호기도 모두 SAR 위성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기에 군은 2030년까지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40여기를 전력화해 한반도 재방문 주기를 30분 이내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정찰위성이 정상 임무를 시작하면 김정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 동선과 북한군 동향을 추적하는 군의 독자 감시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위성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전방 지역은 군이 보유한 기존의 감시장비가 맡는다. 글로벌호크 (RQ-4), 금강ㆍ백두(RC-800), 새매(RF-16) 정찰기 등이다. 이들은 서로 감시 사각지대를 보강한다.
백두체계능력보강사업으로 개발된 신형 백두정찰기
우리 군은 글로벌호크로 북한 내륙의 영상정보를 독자적으로 수집해왔다. 영상정보를 습득해 정보를 판독할 영상정보처리체계(표적 촬영→판독→정보전송)를 도입해 영상판독까지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호크에도 단점은 있다. 글로벌호크는 연속으로 촬영을 할 수 없다. 영상 1장을 촬영하는 데 60초가 걸린다. 북한 전역을 볼 수 있는 2500여장을 촬영하려면 4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신호수집장비도 없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군은 금강ㆍ백두(RC-800), 새매(RF-16) 정찰기 등과 동시에 활용한다. ‘새매’라는 별칭을 가진 RF-16은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 인근 상공을 비행하며 북한군과 관련한 영상 정보를 수집한다. 또 2017년 개량된 백두정찰기는 북한의 전자정보(Elint)와 통신정보(Comint)를 포착해 레이더 가동 같은 장비 운용이나 유무선 통신의 내용을 포착할 수 있다. 이들 감시장비를 통해 한국 영공에서 북한 남포~함흥선까지 영상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정찰위성 2호기
여기에 군사위성까지 보강된다면 남포~함흥 이북의 미사일과 핵, 전쟁지휘부 움직임 같은 전략정보 습득도 가능하다. 군사분계선 이북 종심 깊은 곳의 장사정포, 탄도미사일 등 중·장거리 무기 배치 상황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3축체계중 킬체인의 초석이 된다. 킬체인은 북한 핵시설과 이동식 핵미사일을 30분 이내 무력화시키는 통합타격체제다. 구체적으로 한-미가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을 활용해 1분 이내에 위협을 탐지하고. 1분 이내에 식별한 이후 획득된 정보를 통해 3분 이내에 타격을 결심, 25분 이내에 목표물 타격을 완료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미군은 북한에 대해서도 2만5000개 이상의 군사·비군사 시설 목록을 갖고 있다. 이 목록을 바탕으로 유사시 한-미가 북한 종심 표적을 공격한다. 전시 상황에 공격해야 할 지점은 합동요격지점(JDPI)이다. 양국은 지난 2016년 북한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JDPI 700여개를 선정한 바 있다. 북한 철도기동미사일연대가 기차 위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발사 수단이 다양화하면서 다양한 표적지가 포함됐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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