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총선 이후인 12일 고려했다가
전공의·신임 의협회장 반발로 연기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 연합뉴스
의료계가 4·10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번 주 안에 열기로 한 합동 기자회견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참여가 불투명한 데다, 새로운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사이 의견차도 불거져 내부 조율이 필요해져서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9일 한겨레에 “애초 총선이 끝나고 금요일(12일)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내고자 했지만, 그날 합동 기자회견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총선이 끝난 이번 주 중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정부는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대화 협의체 구성과 의과대학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한 통일된 대안을 요구해왔다. 이에 의협과 전공의, 의대 교수·학생 등이 모인 기자회견에서 통일된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주 기자회견이 불발되면서, 향후 의료계가 하나 된 입장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의협 비대위가 합동 기자회견 계획을 밝히자 의료계 내에서 반발이 나왔다. 2월19일 집단 사직서를 병원에 내며 이번 의료 공백 사태 핵심이 된 전공의 단체 대표인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김택우 선생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 김창수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 쪽이 의협 비대위에 공문을 보내 “당선인 뜻과 배치되는 의사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져 극심한 내외 혼선이 발생했다”며 임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의 공식 임기는 5월1일부터 시작된다.
의협 비대위는 추가로 회의를 열어 기자회견 일정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전공의 쪽에서도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협 신임 집행부와 의협 비대위 상황도 정리가 필요해 지금은 숨을 고르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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