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성우 서유리가 이혼 후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과 가성치매까지 진단 받으며 충격을 받았다.
16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수십 개의 목소리와 명품 성대를 가지고 있는 서유리가 방문했다.
어렵게 결심한 '금쪽상담소'의 고객님은 17년차 성우 서유리였다. 서유리는 8년째 청룡영화상의 성우를 맡고 있으며 다양한 애니메이션부터 인공지능 플랫폼 음성까지 변화무쌍 성대의 소유자.
서유리는 "저의 개인사에 큰 일이 생겼다. 갑자기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이혼이라는 이 큰일이 실제로 오는 충격은 다르더라. 후련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상처가 오더라"라 입을 열었다.
서유리는 이혼 후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이혼 후에 다른 세상이 시작되는 건데 '나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 하면서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저를 어딘가 비유하자면 '엔진이 고장 난 배' 같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데 힘도 없고 조금 있으면 다 죽는 거다. 그래서 하루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거나 구조대가 오길 기다리거나, 엔진이 고쳐지길 기다리고 있다 "라 고백했다.
이어 "내가 그동안 탄탄하게 만들어온 내 인생이...사람들 입방아에 올려지면서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누가 결혼하라고 시킨 건 아니지 않나. 내가 선택한 거다. '그냥 이럴거면 혼자 살 걸. '나 바보인가?' 싶다"라 털어놓았다.
서유리는 '결혼생활의 어려움'에 "제가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한 것 같다. 만난지 4개월만에 빨리 결혼을 결정했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결혼을 했다. 결혼 후 성향의 차이를 알게 됐다"라 했다.
서유리는 "5년을 살았는데 가족이란 느낌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하우스 메이트'였다. 경제권 역시 각자였다. 전 생활비를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저희는 요리를 거의 안했다. 식비를 번갈아 결제했다. 여행을 갈 때도 더치페이로 했다. 근데 결과를 보면 항상 내가 더 많이 썼다. 보통은 기브앤테이크가 돼야 하는데 전혀 안됐다. 그걸 내가 따지면 치사하지 않냐 부부인데"라며 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서유리는 "저는 내키지 않았는데 저보다 훨씬 연상이고 사회경험도 많다 생각해서 그냥 따랐다. 8살 나이차였다. 연애할 때는 안그랬다. 나중엔 병원에 입원했는데 연락도 없었다. 아픈 순간에도 늘 혼자였다. 그때 '아 이건 아니다' 싶었서유리는 "심리상담도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전 최선을 다 해서 후회가 없다. 다"라 했다. '어떻게 버텼냐'는 말에 서유리는 무너져내렸다.
결국 서유리의 오열에 녹화는 30분 중단됐다. 그는 "시간을 돌리고 싶다 눈 뜨고 나면 5년 전으로 돌아가있었으면 좋겠다. 선택에 대한 책임도 제가 지는 거다. 그래서 자괴감에 빠졌다"라며 애써 웃었다. 같은 업계 종사자인 박나래는 "서유리씨가 일을 정말 많이 한다. 텐션도 높다"라 했고 저는 집에 들어가본적이 별로 없다. 미용실에서 쪽잠을 잤다"며 "저는 갑상선을 수술로 잘라내서 없다. 근데 퇴원하고 다음날 바로 일하러 갔다. 저는 일하면서 에너지를 받는다"라 했다.
신체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서유리는 "당연히 힘들다. 약도 잘 먹고 지낸다. 2월에 제주도에 갔다. 이혼 전에 생각을 정리해본 거다. 몇 번이나 절벽에 차를 몰고 갔는지 모르겠다. 불안하면 혈압이 떨어진다. 심장이 조여든다"며 다양한 증상들을 밝혔다. 서유리는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해서"라며 고개를 떨궜다.
"대본이 안외워진다"는 말에 오은영 박사는 "우울증에 의한 기억력이 저하되는 걸 '가성 치매'라 한다. 실제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는 진짜 치매가 있고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 치매는 감정과 관련된 신경 세포 감소로 인한 증상이라서 다르다. 치료로 회복될 수 있다"라 위로했다.
서유리는 "저는 사실 아기를 갖고 싶었다. 작년 겨울에 제 몸이 안좋아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애 낳고 수술하자' 했는데 남편은 아니었다. 사람이 죽기 직전까지 힘들면 종족번식의 본능이 생기나보다. 이게 제 환상일지 모르겠는데 아이가 있다면 진짜 제 가족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 했다.
그는 "저는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걸 안다. 근데 제가 곁을 잘 주지 않는다. 사람보다 반려묘에게 더 정을 준다"라 했고 오은영 박사는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어디서 왔냐"라 물었다. 서유리는 "어릴 때 따돌림을 당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한 친구랑 사이가 안좋아지면서 그 친구 주동 하에 따돌림을 당했다. 오후 8시까지 집에 못갔다. 친구들이 절 끌고 가서 트집 잡아 괴롭혔다. 그러다보니 혼자가 편해졌다"라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학교 폭력은 범죄다. 피해자가 어린 나이에 그런 경험을 하면 사람의 자존감 가치관에 악영향을 준다"라 했다. 서유리는 "주변에 말을 해봤지만 그당시에는 '학교 폭력'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었다. 부모님은 맞벌이셔서 도움이 되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손이 잘 안가는 아이였다. 어린애를 뉘어놓고 장을 보고 와도 될 정도였다더라"라 담담하게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앞으로의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저는 유리씨를 믿는다"라며 서유리를 응원했다. 오은영 박사는 "앞으로도 제가 챙기겠다"라며 진심어린 솔루션으로 서유리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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