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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정치헌금 스캔들’과 ‘고물가’에 자민당 15년 만에 총선 참패

온카뱅크관리자

2024-11-03 14:03: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쌀 가격 작년보다 30% 올라…日 성난 민심이 집권당 심판 사퇴 전면 부정 이시바, 야당 연합으로 정권교체 모색하는 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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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박대원 일본통신원)
 9월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마지막 출마를 강조하며 입후보했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당총재로 당선되었다. 10월1일 이시바 내각 출범 당일, 이시바 총리는 같은 달 9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27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국회(중의원)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대표(총재)가 총리로 선출되어 내각을 구성한다. 
 따라서 이시바 총리가 새로운 내각 출범 직후 중의원 해산을 결단한 것은 총선을 통해 이시바 신(新)내각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확인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각 출범 8일 만에 중의원을 해산한 이번 결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른 해산으로 전해진다. 이시바 총리가 '전후 최단기' 중의원 해산을 결단한 것과 관련해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새롭게 드러나는 비자금 문제를 숨기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10월27일 실시된 총선 결과는 자민당의 참패였다. 자민당은 중의원 총 의석(465석) 중 191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연립여당인 공명당 의석수(24석)를 합쳐도 215석에 불과해 소수여당으로 전락했다. 이시바 내각 출범 당시 자민당 247석, 공명당 32석으로 연립여당이 총 279석을 차지하던 것에 비해 64석이나 의석을 상실한 것이다. 
 총선 참패 직후 이시바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자민당)의 개혁 자세에 대한 국민들의 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또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발본적 개혁"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현직 각료인 오자토 야스히로 농림수산상은 취임 29일 만에 사표를 제출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98석에서 148석으로 약진했으며, 국민민주당도 7석에서 28석으로 의석수를 크게 확대했다. 보수 성향인 일본유신회의 경우 43석에서 38석으로 의석수가 약간 줄어들었다.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의석 과반 획득에 실패한 것은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총선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는 일본 국민이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미온적 대처에 실망해 자민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야당에 표를 던졌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10월28~29일 이틀간 교도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1.4%가 자민당의 의석 감소와 관련해 정치자금 문제의 영향이 있었다고 답했다.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된 자민당 의원을 정부 요직에 임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79.2%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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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월27일 중의원 선거(총선) 결과가 표시된 자민당 본부에서 퇴장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EPA 연합"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3/sisapress/20241103120145126jkth.jpg" data-org-width="800" dmcf-mid="9NMQ5A0CD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3/sisapress/20241103120145126jkth.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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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월27일 중의원 선거(총선) 결과가 표시된 자민당 본부에서 퇴장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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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자금 문제 미온적 대처, 국민 실망 초래"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 등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되었던 자민당 의원 일부는 당 공천을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했으나 낙선했다. 또 정치자금 문제로 공천에서 배제당한 다케다 료타 전 총무상을 비롯한 자민당 의원들이 연립여당 공명당 추천으로 총선에 입후보한 것과 관련해 질타를 받는 이시이 게이이치 공명당 대표도 낙선이 결정되었다. 현직 공명당 대표가 총선에서 낙선한 것은 15년 만의 일이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치자금 문제로 공천에서 배제당한 자민당 의원이 대표로 있는 당 지부에 자민당이 '활동비' 명목으로 2000만 엔(약 1억8000만원)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납득할 수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79%로 나타났다. 도쿄대학의 마키하라 이즈루 교수는 공천 배제 정치인 소속 당 지부에 자민당이 활동비를 지급한 사실이 선거기간 중에 크게 보도됨으로써 자민당에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즉, 정치자금 문제 처리와 관련해 유권자가 자민당에 불신을 갖게 된 것이 자민당 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으로 자민당에 대한 지지가 추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교도통신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3.3%가 이번 총선에서 중시한 점으로 '경기, 고용, 물가 상승 대책'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실수령액을 늘리자"는 구호를 외쳐왔던 야당 국민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의석수가 4배로 늘었다. 
 총선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에 투표했다고 밝힌 20대 남성(도쿄도 거주)은 "코로나 사태 이후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쌀값은 물론이고, 숙박비도 많이 올라 여행은 엄두도 못 내겠다. 내년부터는 학비마저 오를 것 같다. 세금도 너무 비싸다"며 물가 상승에 불만을 표시했다. 40대 여성(고치현 거주)도 "야당이 의석을 늘린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절박한 문제는 물가 급등이다. 국회의원들이 잘 대처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올해 쌀 가격은 작년에 비해 약 30% 올랐으며 양배추, 양파 등 채소 가격도 과거 5년간 평균값에 비해 20% 이상 인상되는 등 시민들이 물가 상승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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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10월26일 마지막 선거 유세가 열린 도쿄 시부야 교차로에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EPA 연합"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3/sisapress/20241103120146472jubv.jpg" data-org-width="800" dmcf-mid="2wSheFLKI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3/sisapress/20241103120146472jub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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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10월26일 마지막 선거 유세가 열린 도쿄 시부야 교차로에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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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국민 과반 "총선에서 중시한 이슈는 '경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의석수를 50석이나 늘린 것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도호쿠대학의 가와무라 가즈노리 교수는 입헌민주당의 약진 요인에 대해 "선거의 쟁점을 '정치와 돈' 문제로 좁힌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자민당과 정책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입헌민주당이 자민당 정치자금 문제를 '최대 쟁점'으로 규정하며, "정권교체야말로 최대의 정치 개혁"이라고 주장했던 것이 국민의 지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입헌민주당의 노다 대표는 이시바 신내각이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제대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중의원을 해산하는 것을 보며, 국민은 '진짜 정치 개혁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입헌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입헌민주당의 약진으로 일본 정계의 정권교체 가능성도 엿보이게 되었다. 먼저 11월11일 열릴 예정인 특별국회에서 실시되는 총리 지명 선거에서 누가 총리에 당선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입헌민주당 노다 대표는 10월30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 바바 노부유키 대표와 당수회담을 갖고 "정권교체의 찬스"라며 총리 지명 선거에서의 다수파 공작(연합)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바바 대표는 의석 감소에 대한 책임을 묻는 당내 분위기로 인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종래부터 입헌민주당과의 '정책적 차이'를 강조해온 만큼 "의미가 없는 영합"은 국민들로부터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는 질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총리 지명 선거에서 "정치와 돈의 문제로 엄중한 심판을 받은 이시바에게도, 승산이 없는 노다에게도 투표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결선투표로 가더라도 다마키 자신에게 투표해 달라고 당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는 자민당과의 연합으로 인한 지지층 붕괴를 회피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이시바 당선을 위한 '측면 지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총리 지명 선거를 둘러싸고 제1야당과 제2야당 사이에 선거 연합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집권여당 자민당은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에 '부분 연합'을 호소하고 있다. 또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되어 공천에서 배제되었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세코 히로시게 전 간사장, 하기우다 고이치 전 정조회장, 히라사와 가쓰에 전 부흥상 등 6명의 의원에 대해 자민당-무소속 회파 참가를 요청하고 있다. 총리 지명 선거 및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다수파 공작으로 1표라도 더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민심은 '자민당 심판'과 '이시바 평가' 분리
 그러나 6명의 의석을 합해도 자민·공명 연립의 의석수는 221석밖에 되지 않아 과반 확보를 위한 야당과의 연합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자민당이 선거자금 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처에는 관심이 없고 정권 유지를 위한 다수파 공작을 우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입헌민주당 오자와 이치로 중의원 의원은 "국민들을 만만하게 보고 있다. 이번 조치(무소속 당선 후보에 대한 회파 참가 권유)로 자민당 지지율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처럼 정치자금 문제와 물가 대책 미비로 인해 총선 참패를 경험한 이시바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선거 직후 50.7%에서 32.1%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반 획득 실패의 책임으로 이시바 총리가 사임할 필요는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65.7%로 나타났다. 일본 국민은 자민당에 대한 심판과 이시바 총리에 대한 평가를 분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스스로도 "여러 국정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 생활과 일본의 안전을 어떻게 지켜 나갈지와 관련해, 직책을 다하고 싶다"며 사퇴론을 전면 부정했다. 제3야당과의 '부분 연합'을 통해 총리 지명 선거 '정면 돌파'를 선언하고 있는 만큼 이시바의 사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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