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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단독] 위기 학생 선별적 개입 한계…패러다임 바꿔야 [청소년 마음건강 심층 기획]

온카뱅크관리자

2024-11-07 14: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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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뉴스12]
 청소년들의 마음건강 문제를 살펴보는 연속보도, 오늘은 위기 학생들을 선별하는 시스템은 얼마나 촘촘히 작동하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심각한 정서 행동 위기를 겪는 학생들도 겉으로는 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주기적으로 선별 검사를 통해, 위기 학생을 미리 찾아내 관리하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지난 7년 동안 자살로 숨진 학생들의 사후 보고서를 전수 분석해 봤더니, 이 같은 선별적 지원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이상미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마음이 힘든 학생들의 위기 신호를 조금이라도 빨리 파악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들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먼저, 3년마다 한번씩,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행동특성검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견되면, 관리군으로 분류돼 학교에서 개입합니다. 
 
 그런데 자살한 학생들이 사망한 해에 검사를 받은 비율은 2017년 29.8%에서 지난해 22.8%로, 평균적으로 4명 중 1명꼴이었습니다. 
 
 검사 주기가 워낙에 길다 보니, 학생들이 위험에 빠진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검사 결과는 어떨까요? 
 
 지난해, 자살한 학생 가운데 관리군으로 선별된 비율은 17.7%.
 
 지난 7년간 평균은 21.4%입니다. 
 
 주기적으로 전수조사를 하는데도, 자살한 학생 10명 중 7명은 정상군으로 분류된 겁니다. 
 
 관리군으로 선별된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는 학교 상담실과 담임상담 위주로, 학교 밖에서는 병·의원이나 위센터에서 도움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10명 중 1~2명은 학부모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등 여러 이유로 지원까지 연계되지 못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정서·행동특성검사 이외에도 여러 경로로 위기 학생들을 찾아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아이들을 발견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지 전문가들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학교에서 학생의 위기 징후를 발견하면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언제든 개입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학교에서 찾아낸 위기 학생은 95명으로, 이 가운데 70%는 검사에서 관리군으로 선별되지 않은 학생이었습니다. 
 
 이들은 담임교사의 관찰로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학생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학부모가 요청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검사부터 학교 관찰까지 모든 경로를 통틀어서 자살 전, 위기 학생으로 파악된 비율은 전체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자살한 학생 2명 중 1명은 학교의 안전망을 벗어난 상태에서 숨진 겁니다.
 
 인터뷰: 경북 00고등학교 교사
 "자살 때문에 계속 위클래스를 두드리고 방문하는 친구의 경우에는 저희가 주기적으로 살펴보기 때문에 오히려 관리가 조금 잘 되는 편인 것 같고 성격이 평소 내성적이면서 자기 표현을 안 하는 아이들을 조금 찾기가 어려운…."
 
 때문에, 전문가들은 위기 학생을 선별해서 지원하는 방식만으로는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마음 건강에 위기를 겪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위험군과 정상군의 경계도 점점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윤형 회장 /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지 않다, 그러니까 고위험군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아이들도 바로 고위험군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되기 때문에 고위험군 아이들을 선별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소위 정상군과 관리군, 고위험군이라는 경계 자체가 굉장히 약화돼버린 측면들이 사실 있고요."
 
 자살 1년 이내에 자해나 자살 시도를 한 학생의 비율도 최근 7년 동안 각각 5배, 3배가 늘어난 상황.
 
 더 늦기 전에,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건강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권용실 교수 /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결국은 자살 예방을 위해서도 뭔가 내가 어려움을 평소에 잘 표현할 수 있는 거, 표현을 하려면 내가 어려움이 있는지 알아야 되잖아요. 자기 감정을 알고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라이프 스킬을 증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자살 예방이라든가 또는 정신건강의 위기라든가 조금 취약한 친구들이 잘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
 
 단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으려면, 위기 학생을 선별해서 지원하는 데서 나아가 보편적인 예방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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