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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단독] 친구의 자살…남겨진 아이들 25% '정서적 위험군' [청소년 마음건강 심층 기획]

온카뱅크관리자

2024-11-07 14: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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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뉴스12]
 청소년들의 마음 문제를 취재할수록 깨닫게 되는 건, 마음의 위기는 이제 더 이상 일부의 문제도 아니고, 마치 감염병처럼 확산 속도도 빠르다는 겁니다.
 
 소중한 사람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 경우엔 더 그렇습니다. 
 
 청소년 자살이 또래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밝혀낸 연구 보고서를 저희 취재진이 단독으로 입수해 살펴봤더니, 학교 현장의 대응 방향에 시사하는 점이 있었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갑자기 연락이 끊긴 아이, 친구들은 걱정된 마음에 SNS에서 행적을 수소문했습니다.
 
 하지만 '제발 연락을 봐달라'던 애원은, 단 몇 시간 만에 추모의 글로 바뀌었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전염되듯 남겨진 친구에게도 전해져, 반복되는 자해와 자살 시도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너랑 제일 많이 놀았고 제일 많이 웃고 떠들었는데 왜 지금은 화가 나고 미칠 거 같지. 그 잠깐 동안 얼마나 울었을까. 평생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11년 친구로 끝나는구나."
 
 재학생 한 명이 스스로 숨진 한 학교에선 사건 직후 전교생의 3분의 1 정도가 심리 상담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경북 OO고등학교 교사 / 자살 사건 발생 학교 재직
 "생각보다 동요되는 학생이 많이 있었다고 처음에 받아들였고 학생과 친분이 있었던 학생은 지금도 지금까지도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소수 있어서…."
 
 이처럼 또래의 자살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심리적 충격과 자책감 등 극단적인 감정으로 고통을 겪는 사례가 잦습니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학생 자살이 발생한 중·고등학교 17곳의 학생 2천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4명 가운데 1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등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는 불안 증상을, 10%는 우울증 증상을 호소했고, 5%는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자살이, 다수의 또래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통계적으로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특히, 평소의 마음건강 상태와는 별개로, 숨진 학생과 친밀도가 높을수록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반 학생이 46.1%로 가장 높았고, 기숙학교 학생 33.4%, 같은 학년 학생 27.4% 순으로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남겨진 아이들을 위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EBS 취재진이 교육부가 지난 2017년부터 작성한 학생자살사망사안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재학생이 숨진 뒤 남겨진 학생들에게 응급 심리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경우는 평균 18%. 다섯 곳 중 한 곳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서완석 영남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영남 Wee센터장
 "(기존) 위기 학생이 있지만 일반 학생들도 어떤 상황에 따라서 위기 학생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교 분위기에서는 수시로 어떤 위기 확인을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적절하게 도움을 주는 과정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초·중·고등학생은 모두 214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고, 전조 증상인 우울과 불안, 자살 충동으로 치료와 상담을 받는 학생들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 안전망, 그 위태로운 둑이 무너져 내리기 전에, 선별에서 예방으로, 일부에서 모두로, 마음도 교육과 관리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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