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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K-VIBE] 임기범의 AI 혁신 스토리…AI 경쟁력과 노동 이슈

온카뱅크관리자

2025-02-25 17: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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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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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본인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2/25/yonhap/20250225173846653rcmg.jpg" data-org-width="500" dmcf-mid="HjYriNc6M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5/yonhap/20250225173846653rcmg.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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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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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기숙사 방에서 밤새워 코딩하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는 페이스북의 전신인 ' 페이스매시'(Facemash)를 만들기 위해 시간 개념 없이 몰입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은 이런 열정과 집중력에서 탄생했다. 
 이처럼 구글, 테슬라,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의 창업 신화 뒤에는 늘 '시간을 잊은 몰입'이 있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주 52시간 제도하에서는 이러한 몰입과 열정을 합법적으로 발휘하기 어렵다. 법적 제약으로 인해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도 정해진 근무 시간을 넘어서면 연구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는 글로벌 환경에서 연구자는 근본적인 핸디캡을 안고 경쟁해야 함을 의미한다.
 주 52시간제와 연구개발 현장의 현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주 52시간제를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했다.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과로를 방지하는 취지의 이 제도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 산업, 특히 연구·개발(R&amp;D) 분야에서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 연구부서의 76%가 "주 52시간 도입 후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기존 제품 개선(34.6%)과 연구 인력의 역량 축적(28.5%), 신공정 기술 개발(25.3%) 순으로 혁신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AI 연구개발 분야의 한 연구원은 "새로운 알고리즘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해외 동료들은 즉시 실험에 돌입하는 반면 우리는 주간 근무 시간을 고려해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한다. 
 연구 작업의 특성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즉시 실험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연속성이 중요한데, 현 제도하에서는 이런 유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 문화
 세계적인 AI 기업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Open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같은 기업은 연구자 중심의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물론 이들 기업도 노동법을 준수하지만, 연구자에게는 프로젝트 완수에 필요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문화가 있다.
 미국은 연방 노동 기준법(Fair Labor Standards Act)에서 '화이트칼라 면제'(White-collar Exemption) 조항을 통해 일정 소득 이상의 전문직 종사자에게는 근무 시간 제한 자체가 없다. 
 이들은 초과 근무 수당을 받지 않는 대신 연구나 프로젝트 완수에 필요한 만큼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법적 유연성을 가진다. 2024년 7월부터는 주급 844달러(연간 4만3천888달러·약 6천200만원)가 기본 면제 기준이다. 
 특히 '고급 보상 직원'(Highly Compensated Employees)에 해당하는 연간 10만7천432달러(약 1억5천만원) 이상 고소득 전문직의 경우 더 간소화된 기준으로 면제된다. 
 한국의 주 52시간제처럼 근무 시간 자체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에게 시간적 자율성을 부여하는 접근법이다.
 일본은 2018년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를 법제화하고 2019년 4월부터 시행해 연간 1천75만엔(약 9천700만원) 이상 소득자의 근로 시간 규제를 완화했다. 
 대신 최소 104일의 휴일 확보와 건강 관리 조치 등을 의무화했다.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 현실
 2023년 스탠퍼드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AI 연구 논문 인용 횟수나 특허 출원 수에서 미국, 중국에 한참 뒤처져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글로벌 AI 성숙도 평가에서도 한국은 'Steady Contenders'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미국, 캐나다, 중국, 영국, 싱가포르 등 'Pioneers' 그룹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대규모 AI 모델 개발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6% 수준이다. 단순히 근로 시간 문제만이 아닌 투자 규모, 인재 확보, 연구 인프라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연구 몰입도 역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일반 근로자 보호를 위한 주 52시간제의 근본 취지는 유지하면서 AI와 같은 첨단기술 연구 분야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스마트한 예외'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고급 전문직 예외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고임금·고숙련 전문직에만 근로 시간 유연화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 적용 대상은 박사학위 소지자나 관련 분야 10년 이상 경력자 같은 객관적 기준으로 명확히 제한해야 한다.
 두 번째로 성과 중심의 연구 평가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시간이 아닌 성과로 평가받는 문화를 조성하되, 그에 맞는 보상체계도 함께 도입해야 한다. 
 글로벌 AI 기업이 낮은 이직률을 유지하는 것은 파격적인 성과 보상 시스템 덕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정기적 검토와 모니터링도 필수다. 제도의 악용 여부를 정부, 기업, 노동계가 공동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실효성과 공정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아울러 이 제도를 위반하거나 악용하는 사례가 발견된다면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는 노동자의 권익을 해칠 수 있고, 지나친 경직성은 기술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양극단이 아닌 현실적인 균형점이다.
 AI 연구개발처럼 창의성과 몰입이 중요한 분야에만 제한적 유연성을 부여하되, 이것이 일반 근로환경으로 확산하거나 노동 착취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과 감시가 필요하다.
 물론 지금까지 AI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이야기했지만, 이러한 제도적 개선은 AI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바이오, 신소재, 우주, 양자컴퓨팅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모든 첨단 분야의 연구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접근법이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특정 산업이 아닌 한국의 전반적인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앞서 나가려면 연구자의 창의성과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동시에 이것이 '열정 페이'나 '과로 미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기술 경쟁력과 노동자 권익 모두를 지켜 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때다.
 임기범 인공지능 전문가 
 ▲ 현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 ㈜컴팩CIO. ▲ 신한 DS 디지털 전략연구소장 역임.
 &lt;정리 : 이세영 기자&gt;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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