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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주 52시간 예외, 우주기업에도 필요…위반 신고 당하기도

온카뱅크관리자

2025-03-07 11: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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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Starship)이 5차 시험 비행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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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한 우주 개발 스타트업은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감독을 받았다. '주52시간 근무제'를 위반했다는 신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업체는 당시 자사의 명운을 결정짓는 개발을 하고 있었지만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사업장을 찾은 근로감독관에 신고 내용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입장을 설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았다.
 업체는 "우주 산업 분야는 연구개발(R&amp;D) 단계에서 반드시 밤낮 없이 볼트와 너트를 들고 일에 몰입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다"면서 "주 52시간을 지키면서 선진국의 우주개발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분야 R&amp;D 인력에 대해 주52시간 근무제 예외를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인 가운데 주 52시간 근무제가 반도체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우주 기업 혁신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주 기업들은 우주 분야 R&amp;D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주 52시간 근무제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며 정부가 민간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정작 우주기업들은 R&amp;D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 분야 R&amp;D는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돼 쉽게 취소나 변경하기 쉽지 않다. 위성 등 탑재체는 탑재체가 실리는 발사일 전까지 개발이 완료돼야 하고 발사체라면 발사장과 계약한 일정 내에 쏘아올려야 한다. 특히 발사체의 경우 엔진 연소시험, 단분리 시험 등 소음이 발생하고 사고 위험이 있어 통상적으로 시험에 대한 당국의 허가와 주민의 동의를 받는다. 이 과정이 까다로워 되도록 일정 내에 시험을 끝내야 한다. 
 이같은 특수성으로 주52시간 근무제를 최대한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우주 기업들도 개발 단계에서 근무제를 어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한 우주 기업 인사담당자 A 씨는 "납품 마감일이 특정 시기에 몰리는 경우가 많아 개발 기술을 갖고 있는 전문 인력은 해당 시기에 월 200시간을 훌쩍 넘겨 일한다"라면서 "이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어도 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위성 발사는 스페이스X에 의존하고 있어 비슷한 규모의 탑재체의 경우 발사 일정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한 우주 기업 대표 B 씨는 "빨리 만들고 빨리 보완해서 로켓에 태워야 하는 일분일초가 부족한 상황에서 법에서 정한 근무시간을 어떻게 챙기겠나"며 "직원 대부분은 기업 상황을 이해하고 희생하며 일하고 있다"라고 했다.  
 국내 우주 기업 대다수는 R&amp;D 단계에 있기 때문에 단계 사이사이에 문제점이 발견돼 급히 해결해야 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럴 때는 가용한 인력을 모두 투입해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 우주 기업 대표 C 씨는 "발사체 엔진 시험을 할 때 작은 부품에 문제가 생겨 시험 직전에 중단하고 빠르게 점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추진제를 영하 190도까지 냉각시켜야 하는 등 여러 제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초과됐으니 집에 가서 쉬고 다시 돌아와서 일하자'라고 직원에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우주 기업 경영담당자 D 씨도 "개발 업무 대부분이 집처럼 원하는 근무지에서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개발 시설에서 특정 시기에 인력들이 근무시간을 넘겨 연속적으로 일해야 하는 일이 흔하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인력을 늘려 업무에 대응하면 되지만 채용할 수 있는 우주 산업 전문 인력 자체가 많지 않다. 국내 민간 우주산업은 현재 더디게 성장하고 있고 최근 여러 대학에 관련 학과가 생겼지만 이들이 육성돼 민간 기업으로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또 국내 우주 기업은 빠르게 레퍼런스(사업경험)를 쌓아 도약해야 하는 시기라 업무가 많을 수밖에 없다. A 씨는 "10여 개의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지만 멈출 수 없다"면서 "한국보다 우주산업에서 앞서나가는 해외와 경쟁하기 위해서 한국 우주기업은 사업이력을 갖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논의 중인 반도체 분야처럼 우주 분야 R&amp;D 인력에 대해서도 우주 분야가 국가 안보와 맞닿아 있다는 경각심을 바탕으로 주52시간 근무제 예외를 허용해야 우주 기업이 혁신을 일궈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주 기업 경영담당자 D 씨는 "급한 일정에 맞춰 제품을 납품할 수 있게끔 몇개월가량 근무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라도 허용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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