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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의료최전선 외상센터]⑧ “외상 전문의 키워도 현장 가면 절반 떠나…처우 개선 급선무”

온카뱅크관리자

2025-03-11 06:0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오종건 대한외상학회장 인터뷰 “어렵게 외상 전공 택한 의사들, 현장서 이탈 외상학 세부 전문의 371명 중 188명만 현장 근무 수가 개선, 의료 소송 대응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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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상 환자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외상학 전문의가 되고도 정작 현장에서 근무하고 나면 절반 정도가 외상센터를 떠납니다. 환자를 위해 헌신하기로 다짐했던 젊은 의사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금 변화가 없다면 지난 10여 년 경험을 축적한 중증 외상 환자 관리 체계가 후퇴할까 걱정됩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에서 만난 오종건 대한외상학회 학회장은 최근 불거진 외상학 세부 전문의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이자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센터장이다. 오 회장은 “지금은 국내 외상 환자 관리 체계가 앞으로 나아갈지, 퇴행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외상학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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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오종건 대한외상학회 학회장이 지난 4일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 학회장은 "수련을 받고 외상학 세부 전문의가 된 의사들 중 절반은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정부의 외상학에 대한 지원 강화를 요청했다./고려대구로병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1/chosunbiz/20250311060113834iwjr.jpg" data-org-width="3814" dmcf-mid="Kkv7dP9H7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1/chosunbiz/20250311060113834iwj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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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종건 대한외상학회 학회장이 지난 4일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 학회장은 "수련을 받고 외상학 세부 전문의가 된 의사들 중 절반은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정부의 외상학에 대한 지원 강화를 요청했다./고려대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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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회장은 외상 골절과 골수염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의이자, 국내 외상학 교육계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고대구로병원이 2014년 국내 처음으로 개소한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센터에서 11년째 센터장을 맡고 있다.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는 권역외상센터와 함께 국내 외상학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다.
 고대구로병원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는 지금까지 20명 넘게 외상학 세부 전문의들을 수련시켜 전국 권역외상센터로 보냈다. 이들 중 현재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오 회장은 “자세히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절반가량만 현장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통계로 확인된다. 2011년 이후 대한외상학회에서 인정한 외상학 세부 전문의는 총 371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전담 전문의 수는 188명이다. 국내 외상학 세부 전문의 중 절반 이상이 외상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보면 사정이 더 심한 분야도 있다. 외상학회 통계를 보면 정형외과 전문의 중 외상학 전문의는 76명으로 추산된다. 오 회장에 따르면 전국의 권역외상센터에서 정형외과 외상 전담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사람은 10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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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그래픽=정서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1/chosunbiz/20250311060115648nmcc.jpg" data-org-width="640" dmcf-mid="f3UMrAnb0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1/chosunbiz/20250311060115648nmcc.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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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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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상학회는 국내 외상 환자 관리 체계를 발전시키려고 여러 제도를 개선했다. 과거에는 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등 3개 전공의 전문의만 외상학 세부 전공을 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모든 전문의가 외상학을 전공할 수 있게 개편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중증 외상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술하는 의사뿐 아니라 수술을 지원하고, 수술이 끝난 환자를 돌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중증 외상센터 드라마 때문에 외상외과라는 전공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으나, 외상 환자 수술에는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성형외과 등 여러 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매년 배출되는 외상학 세부 전문의는 감소하고 있다. 전문의들이 현장을 떠나는 와중에 후속 인력 배출마저 계속 줄면서 권역외상센터는 대부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 권역외상센터 17곳 중 9곳은 전담 전문의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오 회장은 “권역외상센터 사업이 시작된 후 10여년간 쌓아온 성과가 인력 이탈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며 “지금이라도 파격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외상 환자 치료에 대한 의료 수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의료 수가는 의료행위에 대해 지급하는 비용으로 대부분 국민건강보험이 지불한다. 오 회장은 외상 환자에게 하는 수술의 의료 수가가 너무 낮다 보니 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 그는 “외상 환자 수술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1~2시간 안에 손쉽게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수술보다 시간은 2~3배는 넘게 걸리고도 수가가 낮아 적자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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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 고려대구로병원 본관 헤리티지 홀 외벽에 병원 연혁과 함께 지난 201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지정된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개소 내용이 새겨져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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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소송에 대한 대응책도 시급한 문제이다. 외상학 세부 전문의들은 의료 소송에 대한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의사들은 매번 환자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수술을 하지만, 모든 수술이 성공할 수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환자를 치료하지 못했다고 감옥에 가는 위험 부담을 의사 개인에게만 지게 한다면 과연 누가 현장에 남아 있으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외상학 세부 전문의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뤄진다면 국내 외상 환자 관리 체계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국내 외상 환자 관리 체계가 ‘예방가능사망률’을 낮추는 데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외상 환자들이 잘 회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오 회장은 “외상 환자를 돌보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환자들이 건강을 회복해 사회와 일상에 복귀하는 모습을 볼 때”라며 “이제는 외상 환자들의 신체 기능을 어떻게 회복해 사회로 내보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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