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에서 판매하는 쿠키 가격. 웹사이트(하단)에서는 개당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반면, 앱(상단)에서 구매할 경우 수수료가 더해저 개당 120원에 구매야해 한다. [네이버 웹사이트, 네이버 웹툰 앱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차민주 기자]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같은 답만 돌아온다, 3개월째 정산을 못 받고 있다.”(개발자 A씨)
국내 앱 마켓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에 대해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이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26%에 달하는 수수료까지 더해져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앱 마켓 거래액은 8조1952억원으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액 비중은 각각 67.5%, 28.2%다.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2.9%)와 갤럭시스토어(1.5%) 비중은 미미해 사실상 구글과 애플이 앱 마켓 시장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로이터]
앱 마켓 사업자의 거래액 대비 수수료 비중은 14~26% 수준으로 조사됐다. 구글은 국내 점유율과 수수료를 고려하면 연간 1조원 수준의 수수료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양사의 불통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심사 지연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애플 36.8%, 구글 26.2%에 달했고, 앱 등록을 거부당하거나 앱이 삭제됐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12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출시된다고 안내했지만, 일주일이 지나서야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돼 아이폰 이용자가 앱 프로모션 혜택을 누리지 못하기도 했다.
또한, 앱 심사나 등록 거부·삭제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해 답답하다는 의견이 잇달았다. 한 개발자는 “앱 등록, 심사 기준을 문의해도 고객센터에서는 똑같은 답만 돌아온다”며 “개발자 커뮤니티를 활용해서 알음알음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화면. [네이버 제공]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 부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70.4%가 인앱결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꼽았다. 기업들은 수수료 부담 덜기 위해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웹소설 등을 볼 수 있는 ‘쿠키’를 웹사이트에서는 100원, 앱에서는 120원에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의 월 구독료는 웹사이트는 3700원, 앱에서는 5700원이다.
IT기업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 중이던 서비스인데도 명확한 이유 없이 심사를 지연하거나 거절해 소비자를 위한 업데이트도 빠르게 할 수 없다”며 “높은 수수료로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유럽연합(EU)에서는 애플이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17%로 내렸지만, 한국은 협상력이 없어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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