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WTA 1000 마이애미오픈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필리핀의 샛별 알렉산더 이알라(세계랭킹 72위). 그는 같은 대회에서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 매디슨 키스(미국), 그리고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등 3명의 그랜드슬래머를 꺾고 투어 대회에서 필리핀 여자 선수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19세의 이알라가 모국의 한 행사장에서 투어 생활의 답답함을 밝혔다.
"(투어 생활 중)어려운 것은 편하게 여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테니스 선수들은 (경기 결과에 따라)스케줄이 매우 유연해야 한다. 하지만 빠듯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아 비자를 준비하기 위해 매번 모든 것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
세계 여러 나라를 떠도는 것이 프로 테니스 선수의 숙명이지만, 그녀가 가진 필리핀 여권으로는 가고 싶은 나라에 모두 바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헨리&파트너스 비자인덱스'에 따르면 필리핀 여권으로 무비자 여행이 가능한 나라는 65개국 뿐이어서 미국, 영국,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사전 비자 신청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가 192개국이고, 대부분의 유럽 나라들도 180개국 이상 무비자 여행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필리핀 여권은 크게 제한된다.
라파엘 나달이 운영하는 라파 나달 아카데미를 거점으로 투어를 다니는 이알라는 제한이 많은 여권에 시달리면서도 필리핀인이라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물론 필리핀 분들이 버팀목이다. 이런 커뮤니티는 어디에도 없다. 여러분들이 보내준 사랑과 버팀목이 바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해외에 사는 필리핀인이 많고, 미국에도 약 450만명의 필리핀계 주민이 있다고 알려졌다. 필리핀 국민의 기대를 짊어지고, 또 필리핀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슴에 품고 투어를 다니는 이알라는 현재 포르투갈에서 열리고 있는 '오에이라스 여자오픈'(WTA125)에 톱시드를 받아 출전하였다(16강 탈락). 그리고 5월에는 개인 통산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롤랑가로스)에 출전한다.
물론 이알라는 프랑스 입국에도 사전 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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