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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표지로 읽는 과학] 종전 50주년 베트남에 드리운 그림자 '에이전트 오렌지'

온카뱅크관리자

2025-04-27 0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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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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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에는 1960∼1975년 계속된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이 베트남 땅에 고엽제를 살포하는 사진이 실렸다. 고엽제는 나무를 고사시키기 위해 살포한 제초제다. 미국은 북베트남군의 은신처인 정글을 없애기 위해 베트남 곳곳에 고엽제를 뿌렸다. 사이언스는 베트남전쟁 종전 50주년을 맞이해 고엽제 피해를 지금도 받고 있는 베트남의 상황에 주목했다. 
 25일 사이언스에 따르면 베트남전쟁이 중단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과학자들은 고엽제 노출이 인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이 베트남전쟁 때 베트남에 뿌린 고엽제에는 '다이옥신'이 들어 있다. 다이옥신은 독성 화학물질이다. 
 1961년 8월 10일 미국은 처음으로 베트남 땅에 고엽제를 살포했다. 베트남 정글 곳곳에 숨은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을 찾아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또 적들이 식량으로 먹는 식물을 말라 죽이기 위해서였다. 미국은 1961년에서 1971년 사이에 육중한 항공기를 이용해 남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 약 7400만 리터의 고엽제를 살포했다.  
 미국이 사용한 대표적인 고엽제가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다. 고엽제가 이렇게 불린 까닭은 고엽게가 담겼던 드럼통이 오렌지 색이었기 때문이었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두 가지 제초제인 '2,4-디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과 '2,4,5-트리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을 50대 50으로 혼합한 물질이다. 당시 에이전트 오렌지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어 미군들도 에이전트 오렌지를 다룰 때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한 연구결과를 통해 2,4,5-트리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이 생쥐에 기형과 사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시에 고엽제가 살포된 지역에서 선천적 기형아가 출산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이후 고엽제 제조 과정에서 '2,3,7,8-테트라클로로디벤조-p-다이옥신(TCDD)'이라는 독성이 매우 강한 다이옥신이 유입된다는 점이 알려졌다. 베트남전쟁이 끝나기 4년 전 미국은 고엽제 살포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받음으로써 10년간 이어진 살포 작전을 중단했다.
 이미 한국, 미국을 비롯한 고엽제가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고엽제에 의한 위험이 직접 고엽제에 노출된 사람뿐 아니라 이들의 자녀에게도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다.
 다이옥신은 잔류 성질이 강해 세대를 걸쳐 인체에 위험을 줄 것이라고 예측돼 왔다. 몇 시간에서 며칠 안에 분해되는 다른 제초제와 달리 다이옥신은 햇빛에 노출된 토양에서 최대 3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 강이나 연못에 퇴적할 경우 100년 이상의 반감기를 가진다. 인체에 들어왔을 떄에는 지방 조직에 축적돼 7~11년의 반감기를 갖는다. 
 고엽제와 선천적 기형과의 연관성을 둘러싼 과학적 논쟁은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한 연구는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정치적·학문적 이유로 번번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 미국과 베트남 모두에 정치적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고엽제와 선천적 기형과의 연관성이 입증되면 미국은 피해 아동에게 배상해야 할 수 있다. 반대로 연관성이 없다면 수십 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고엽제 피해 보상을 요구해 온 베트남 정부가 곤란해질 수도 있다. 
 베트남에서 다이옥신의 위험도에 초점을 맞춘 유일한 역학 연구는 니시조 무네코 일본 가나자와 의대 연구원과 타이 팜테 베트남 군의대의 연구원의 연구다. 다낭에서 진행된 연구는 베트남의 옛 미 공군 기지 주변 주민들의 다이옥신 노출 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아 성장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분석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연관성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놓기 쉽지 않다. 니시조 연구원은 "연구를 계속 진행해 다이옥신 노출과 노년기에 나타나는 암 및 기타 질병 간의 연관성을 밝혀내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고엽제와 선천적 기형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서는 고엽제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의 여러 세대를 비교하는 후성유전학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베트남에서 에이전트 오렌지의 영향이 약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이전트 오렌지가 사라지기 때문에 연구는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 
 데이비드 카펜터 미국 올버니 미국뉴욕주립대 연구원은 "고엽제로 인한 베트남의 피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lt;참고자료&gt;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40273 -doi: 10.1126/science.zzbnow6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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