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선, 폴리마켓 진행 베팅 중 상위 6위
與野 공약엔 '코인' 담았지만 토론회선 이준석·이재명 2분 언쟁 그쳐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규모 성장세…"핵심 정책 제시해야"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블록체인 기반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에 한국 대통령 선거 관련 베팅이 올라왔다. 당선자에 따라 수백억 원이 오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첫 대선 토론회에서 가상자산 관련 언급은 고작 2분에 그쳤다. 해당 베팅에는 약 17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린 상태다.
19일 폴리마켓에 따르면 한국 대선 당선자 예측 베팅에는 약 1억2193만 달러(약 1704억원)가 몰려있다. 현재 진행 중인 베팅 중 상위 6위 규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률은 94%,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3%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세계 최대 블록체인 베팅 플랫폼에 차기 한국 대통령 당선자 예측 베팅이 올라왔다. 이 베팅에는 약 1704억원이 몰려있다. 폴리마켓 캡처.
폴리마켓은 2020년 셰인 코플란이 설립한 탈중앙화 예측 플랫폼이다. 폴리곤(MATIC)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는 미래의 특정 사건에 대해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USDT, USDC)으로 베팅할 수 있다. 예측이 적중하면 베팅한 금액보다 많은 가상자산을 돌려받지만, 틀리면 전액을 잃게 된다.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당선 여부를 비롯해 각종 정치, 사회 사안의 전개 과정을 두고 베팅이 벌어진다.
실제 이 플랫폼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시즌을 계기로 큰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간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면서 예측 시장에도 열기가 더해졌고, 해당 선거 관련 베팅 금액은 31억5000만 달러(약 4조4147억원)에 달했다. 특히 당시 두 후보는 친(親) 가상자산 정책을 펼치며 업계와 투자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삼았다.
19일 세계 최대 블록체인 베팅 플랫폼에 한국 대통령 당선자 예측 베팅이 올라왔다. 이 베팅은 현재 진행 중인 베팅 중 상위 6위 규모다. 폴리마켓 캡처.
국내 대선 후보들도 화려한 공식 공약에는 가상자산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이재명 후보는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함께 통합감시시스템 구축을 통해 안전한 투자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아울러 거래소 내 수수료 인하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를 준비하며 이 후보를 지원 중이다.
김문수 후보 역시 가상자산 시장 제도화를 위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자산 육성 기본법'을 제정하고, 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도 '디지털 가상자산 7대 공약'을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며 그 안에는 '1거래소-1은행' 원칙 폐기,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도입 등의 정책이 포함돼 있다.
지난 18일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YTN 유튜브 캡처.
공식 공약과 달리 전날 대선 토론에서는 가상자산과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가상자산을 직접 질문에 포함시킨 후보는 이준석 후보 한 명에 그쳤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관련 "민주당이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자금 세탁이나 불법 유통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며 실효성을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1:1 담보를 기반으로 발행하므로 안정성이 있다"며 짧게 답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지난해 3월 1400만명을 돌파한 이후 매년 수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또 미국에서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5대 원화 거래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에 계정을 보유한 회원 수는 1629만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과세와 이용자보호법 등 굵직한 이슈가 많이 나온만큼 투자자들은 대선 토론회에서 관련 언급이 나올지 주의깊게 지켜봤을 것"이라며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핵심 안건으로 제시한 정치인들이 다수 승리하고 있는 만큼,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고 세부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가 표심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