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진, 픽셀기반 로컬 사운드 기술 구현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한 '픽셀 기반 로컬 사운드' 기술 개념을 표현한 이미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이루는 화소(픽셀)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재생해 별도 스피커 없이 디스플레이만으로 고품질 음향까지 구현할 수 있다. 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이루는 화소(픽셀)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재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별도 스피커 없이 디스플레이만으로 고품질 음향까지 구현할 수 있다. 이미 노트북이나 태블릿PC에 쓰이는 13인치 OLED 패널에서 테스트가 완료돼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포스텍은 최수석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홍인표 반도체대학원 박사과정생 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화소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픽셀 기반 로컬 사운드(Pixel-based Local Sound)' 기술을 구현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공개됐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각뿐 아니라 청각·촉각 등 다중감각 경험을 디스플레이와 통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은 '몰입형 인터페이스' 개념이다.
스피커에서 소리를 내는 부품인 익사이터는 보통 부피가 크고 진동을 제어하기 어려웠다. OLED의 얇고 유연한 특성과 어우러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디스플레이 프레임 내부에 얇은 피에조 익사이터(piezo exciter)라는 초소형 부품들을 화면에 배치했다. 피에조 익사이터는 전기 신호를 진동으로 바꿔 소리를 내는 장치로 얇은 디스플레이 안에서 소리를 내기 적합하다.
기존 멀티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음향 간섭 현상(왼쪽)과 연구팀이 개발한 디스플레이에서 음향 간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 모습(오른쪽). 포스텍 제공
연구팀은 피에조 익사이터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를 이루는 각 화소가 개별 스피커처럼 작동하면서 서로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피커가 여러 개일 때 발생하는 음향 사이의 간섭과 OLED의 진동과 문제를 해결해 멀티 스피커 기능이 구현된 OLED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개발된 디스플레이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다수의 물리적 스피커 없이도 디스플레이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여러 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량 내에서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내비게이션 안내를,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연구팀은 "OLED의 유연한 특성을 가상현실(VR) 기기 등에 적용해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이나 손가락 위치에 따라 공간감 있는 소리를 제공해 몰입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13인치 OLED 패널에서 스피커가 동작하는 실험까지 마친 상태로 상용화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디스플레이가 단순히 영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각과 청각을 모두 아우르는 인터페이스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스마트폰, 자동차,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서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고음질 사운드를 구현해 차세대 디바이스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02/advs.202414691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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