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선 공약 검증
(4) 쏟아지는 지역 SOC 사업
李, 226곳 '우리동네공약'
당진~아산 고속道·제2 서해대교
천안·원주 등으로 GTX 연장 추진
金 "교통이 바로 복지"
대전·부울경 등 5대 권역에 GTX
수도권 6개 순환고속도로 연장
"재원 부족, 실현 가능성 미지수"
주요 대선 주자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광역급행철도(GTX), 고속도로 연장 및 지하화, 신공항 건설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이 한정된 상황에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어 실제 성사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깨알같이 들어간 철도·도로 건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부터 순차적으로 226개 시·군·구별 ‘우리동네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자체별로 다양한 SOC 사업을 검토하거나 추진하겠다고 했다.
강원 춘천에서는 춘천~원주 철도 건설과 춘천~철원 간 고속도로 연장 등 공약을 제시했다. 충남 아산에선 당진~아산 고속도로 건설 추진과 제2서해대교 건설 적극 검토가 공약으로 포함됐다. 서울 용산구 공약에선 경부선과 경의중앙선 지하화 추진, 서초구 공약에선 경부고속도로 단계적 지하화 지원이 들어갔다. 서울 강북구에선 신강북선, 관악구에선 서부선·난곡선 신속 추진, 동대문구에선 면목선 신속 추진, 구로구에선 신구로선 신설 지원 등을 내걸었다.
지역별 공약엔 GTX도 포함됐다. GTX-C 연장 추진(천안), GTX-D 연장 추진(원주·김포) 등이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선 대규모 SOC 사업 공약 발표를 자제했지만 우리동네공약에선 대거 반영했다.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민원을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여러 숙제가 있는 만큼 현장 밀착 공약에는 아무래도 SOC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검토, 추진, 지원, 모색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해 지역의 요구를 적절하게 수렴했다”고 말했다.
◇6개 순환고속도로 연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중앙선대위 차원에서 굵직한 SOC 공약을 준비했다. 김 후보는 수도권을 포함해 5대 권역에 GTX를 깔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에선 기존 6개 라인을 연장하고 조기 완공을 추진한다. 동탄까지 연결되는 A라인은 평택까지, 마석까지인 B라인은 가평과 춘천까지 잇겠다는 방침이다.
지방에는 지역별로 GTX를 만든다. 충청권은 대전과 세종, 청주공항을 연결하고, 대구·경북에는 신공항 광역급행철도를 GTX급으로 만들 계획이다. 부산·울산·경남에선 가덕도신공항과 연결되는 GTX 라인을 구상했다.
수도권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6개 순환고속도로도 연장한다. 내부순환로와 강변북로는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고가를 철거할 방침이다. 강남순환로는 강서~관악, 강남~강동을 잇는 구간의 도로를 신설해 연장한다.
국민의힘이 이런 공약을 낸 것은 교통 문제가 이동 편의성뿐만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 등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봐서다. 김 후보는 “동탄에서 서울까지 25분 만에 도착한다면 서울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교통이 바로 복지라는 신념으로 GTX를 확실하게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두 후보는 모두 SOC 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는 사업을 추진 중인 순환고속도로 사업비 규모만 개략적으로 13조7900억원으로 정리한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재원 마련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역 유세를 위해 구호성 공약이 남발되는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실제 10%도 정책화하기 힘들 것”이라며 “현금성 복지는 늘리면서 SOC도 하면 재원 부족으로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창/강진규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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