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이 규제한 인게임 광고/그래픽=임종철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이 인게임 광고를 금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게이머 중심의 플랫폼으로서 게임의 몰입감을 방해하는 광고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게임 업계에서는 스팀이 글로벌 진출의 주요 파트너인 만큼 게임성을 강화하는 등 품질 중심의 접근이 필요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21일 스팀 운영사 밸브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인게임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이 조치로 금지되는 광고는 △광고를 봐야 게임 진행이 가능한 인게임 유료 광고 비즈니스 모델 △광고 시청을 통해 보상을 제공하는 리워드형 △상점 페이지나 프랜차이즈 페이지 등으로 이동하는 유료 이동 기능 등이다.
스팀은 대신 게임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통합된 네이티브 광고는 허용다는 입장이다. 이는 게임 내 환경에 실제 브랜드나 제품을 자연스럽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몰입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광고 효과도 있다는 평가다. 오픈월드 게임에서 가상 도시 내 실제 브랜드 매장이나 광고판을 구현하는 식의 브랜드 통합 방식 광고도 허용한다.
스팀의 이런 규제는 게이머 중심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스팀은 지난해 9월 게임 내 시즌패스 출시 지연을 금지하고 아이템 내용을 명확히 명시하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생성형 AI(인공지능)를 도입한 게임에 대해 'AI 기반 게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도록 의무화하는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스팀 CI. 2025.05.20./사진=공식 SNS
스팀의 이런 분위기를 국내 게임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스팀에 올라온 국산 게임 중 광고로 이익을 얻고 있는 게임은 거의 없다. 국산 게임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출시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고 스팀과 마찬가지로 게임 몰입감을 위해 광고를 최소화하고 있어서다. 수익은 게임 내 아이템 등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얻고 있다.
하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스팀이 계속 게이머와 게임성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주요 수익원인 유료 아이템도 P2W(Pay to win)라며 인식이 좋지 않아 판매 중지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근 플랫폼 다변화가 인기인 가운데 단순히 모바일 게임을 PC로 이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의 품질과 가치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스팀은 플랫폼 성격이 워낙 게이머 위주라 예전부터 국내 게임사들도 게임 몰입을 방해하는 행위는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유료 아이템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점점 강해지는 만큼 앞으로 꾸미기 아이템이나 프리미엄 가격 정책 등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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