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와 법적 공방 5년 만에 꼬리 내린 애플
국내 개발사들도 ‘수수료 인하하라’ 원성
“소송 결과 따라 개별 국가별 조치 달라질 것”
일러스트=ChatGPT
애플이 법적 공방을 이어온 에픽게임즈의 게임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 올리면서 인앱 결제 제한 완화가 국내 시장에도 적용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애플의 인앱 결제 ‘갑질’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에 돌아왔다’라는 글을 올렸다. 포트나이트가 자사의 결제 방식을 도입하면서 애플의 인앱 결제 정책을 위반,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한 지 5년 만이다. 인앱 결제란, 앱에서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때 구글이나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애플은 앱 개발사로부터 최대 30%의 수수료를 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소송전은 애플의 독점적인 인앱 결제 시스템에 균열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법원은 지난달 30일 애플에 외부 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소송 결과가 나온 후 애플이 포트나이트의 앱스토어 등재 여부에 대한 심의를 미룬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에 들어오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애플의 이러한 행보가 국내 게임사들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 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현지 앱 시장에서는 링크 등을 통한 자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안내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애플의 업데이트 승인 소식을 알리면서 앱 내에서 오디오북 가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 기본 제공되는 15시간 외에 청취 시간도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아마존 역시 킨들 앱에 ‘도서 받기(Get Book)’ 버튼을 추가해 사용자가 자사 웹사이트로 이동해 도서를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국내에서도 애플이 인앱 결제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는 “이번 판결에 따라 애플의 미국 내 인앱 결제 수수료는 최소 13%에서 최대 25%, 제3자 결제 시 중계수수료는 최소 10%에서 최대 22%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철우 변호사(한국게임이용자협회 회장)는 이날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애플이 아직 자국 소송에서만 패소한 만큼, 미국 사업자에 한해 인앱 결제 제한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라고 했다.
정치권 역시 애플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 애플, 넷플릭스 등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및 외부결제 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13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앱마켓 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부당한 계약 조건을 강요하거나 콘텐츠 심사를 지연하는 경우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 의원 측은 법안 발의 이유에 대해 “앱 마켓 사업자는 모바일 콘텐츠 거래를 중개할 때 자신의 앱 마켓이나 모바일 콘텐츠 내부에서 자사 결제 수단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높은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독점력을 강화해 왔다”라며 “중소 콘텐츠 사업자들은 보복 우려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조차 하지 못했다. 징벌적 배상 도입으로 플랫폼 독점에 따른 갑질을 실질적으로 제어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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