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모바일AP 등 원자재 가격 인상
갤S25 가격 동결 결정..."AI 경험 확대"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부품 가격 인상에도 '갤럭시 S25' 시리즈의 출고가를 동결했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부담이 있었지만, 프리미엄 판매량을 늘리고 이용자들의 AI(인공지능) 사용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원가 압박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출시되는 폴더블폰 신제품 가격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AP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19% 올랐다. 모바일AP는 스마트폰 두뇌로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핵심 칩이 한데 모인 SoC(시스템온칩)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도 약 18% 상승했다. 카메라모듈은 소형 카메라 장치로, 사진·영상 촬영 기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복합 부품이다.
모바일AP의 원가 비중은 제품에 따라 20~3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100~200달러 정도 수준인데, 갤럭시S25 시리즈가 프리미엄 라인업인 것을 고려하면 해당 모델에 탑재된 모바일AP 단가는 한화로 25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있었지만, 삼성은 갤럭시S25 출고가를 동결했다. 갤럭시S25 시리즈 가격은 115만5000~212만7400원이다.
이에 대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월 갤럭시언팩에서 "새로운 AI 경험을 더 많은 분께 제공하기 위해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며 "출시에 앞서 환율이 오르며 내부적으로 도전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진정성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갤럭시S25 시리즈는 전작보다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격 동결 전략은 노림수로 적중했다. 갤럭시S25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많은 130만대의 사전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갤럭시 시리즈를 통틀어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직전 최고 기록인 '갤럭시노트10'(25일)보다도 4일 빠르다.
원자잿값 상승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달러 강세 영향이 크다. 달러 강세 시 글로벌 공급 단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원자재 구입 시 달러로 계산한다. 달러 인상은 구매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삼성은 모바일AP를 미국의 퀄컴, 대만의 미디어텍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 삼성의 올해 1분기 모바일AP 매입액은 4조7891억원이다. 전년(3조4915억원) 동기 대비 37.2% 늘었다.
최근 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플립7·폴드7'의 가격 책정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갤럭시S25의 출고가를 동결한 상황에서, 갤럭시Z플립7·폴드7의 가격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원자잿값은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갤럭시Z플립7·폴드7의 경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전작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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