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 악티늄 생산·요오드 GMP 품목 허가 획득
과기정통부 1차관 현장간담회서 "핵심 동위원소 자립 첫 걸음"
4개 바이오기업과 암치료제 개발 '알파신약 연구협의체' 구성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 모습. 2025.05.22.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은비 이주영 수습 기자 = "갑상샘암 환자 진료를 많이 봐야 하는 병원에 있습니다. 2주 전부터 환자들의 아우성을 많이 듣고 있는데요. 당분간은 해결이 안 될 문제고 몇달 동안 아마 겪을 일인 것 같습니다. 바라건데 2027년 말에는 기장 연구용 원자로가 완공돼서 이런 일들이 아예 없어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국가들도 혜택을 볼 수 있게 수출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유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22일 오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개최한 '의료용 동위원소 자립 및 방사성의약품 개발 촉진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갑상샘암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성 요오드(I-131)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난 13일부터 해외 공급이 중단되면서 국내 진료체계에 차질이 생겼다. 방사성 요오드 원료를 공급하는 원자로는 전세계적으로 3~4개에 불과하다.
이는 원자로 노후화 등에 따른 잦은 중단과 낮은 경제성으로 인한 공급 기피 현상에 기인한다. 전량 수입하는 악티늄(Ac-225) 핵심 원료물질도 비슷한 상황이다.
유 교수는 "환자들이 6~8주 이내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지연되고 있다"며 "(대전에 있는 원자로) 하나로에서 생산이 되면 좋겠지만 원가도 수가도 맞지 않아 생산을 해주면 감사하지만 크게 기대를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규제를 받는 데다 의약품으로 쓰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제도 받는다"며 "원안위 허가가 떨어져야 식약처 절차가 시작돼 어디서 막히면 7년이 걸릴 수 있고,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규제 2가지가 동시에 진행만 되더라도 수월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의료용 동위원소 자립 및 방사성의약품 개발 촉진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2025.05.22.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간담회는 의료용 동위원소의 자급과 국산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관한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정책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을 비롯해 방사성의약품 관련 기업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치료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방사성의약품의 국내 공급체계를 갖출 필요성에 꾸준히 제기돼왔다. 방사성 요오드와 악티늄은 최근 산·학·연 대상 실태 조사에서 국산화 요구 품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이 기관은 지난 12일 사이클로트론 기반 악티늄 생산 허가를 획득해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임상 연구 중인 악티늄 치료제 개발을 마치면 악성 전립선암, 신경내분비종양 등 난치·희귀암의 국내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원자력의학원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이에 따라 해외 공급 차질 상황에서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졌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22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5.05.22.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간담회 이후 한국원자력의학원은 SK바이오팜, 새한산업, 셀비온, 퓨쳐켐 등 4개 방사성의약품 기업과 알파신약 연구협의체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악티늄, 아스타틴 등 알파입자 방출 동위원소를 활용한 치료제의 신속 개발, 규제 개선안 마련, 국가 R&D 과제 발굴·제안 등 공동 추진을 위한 협약이다.
임일한 한국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은 "악티늄 자체가 비용이 많이 비싸다. 지난해 환율 문제가 생기기 전 약값이 24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회 치료에 3000만원선"이라며 "추가 비용이 더 들어 환자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악티늄 생산 허가를 계기로) 환자들이 조금 더 적은 비용으로 치료받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이날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동위원소 생산 및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 시설을 둘러보면서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차관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핵심 동위원소를 더 이상 해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악티늄 생산 허가와 방사성 요오드 GMP 품목 허가는 핵심 동위원소 자립에 있어 큰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국내에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달라"며 "정부도 동위원소 생산 인프라 구축, 방사성의약품 개발 연구·개발 지원 확대 등 핵심 동위원소 100% 자급을 위해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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