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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2032년 달 착륙선 발사도 차질?…탑재체 개발 올해 예산 '0원'

온카뱅크관리자

2025-05-23 0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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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달 착륙선 상상도. 실제 개발될 달 착륙선은 이 그림과 다를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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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2년 발사 예정인 달 착륙선의 임무와 직결되는 탑재체 개발사업이 올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달 착륙선 탑재체 개발사업은 2년 전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별도 사업으로 탑재체 개발을 추진해 올해 3월까지 탑재체 선정을 마무리하겠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사업을 시작도 못한 셈이다. 달 착륙선에 실리는 탑재체에 따라 달 착륙선 설계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탑재체 개발 '스톱'은 달 착륙선 개발에도 차질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우주청)의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2025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달착륙선 탑재체 개발 예산은 0원이다. 
 달 착륙선 개발 내용이 담긴 '달 탐사 2단계 사업'은 2023년 10월 예타를 통과했다. 당초 계획했던 6300억원 규모에서 1000억원 가량 축소된 53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착륙선에 실릴 탑재체 개발을 제외한 본체 개발만 예타를 통과하면서 예산이 줄었다.
 탑재체 개발이 달 탐사 2단계 사업에서 빠진 이유는 예타 과정에서 탑재체의 성능과 목표 등을 두고 예타에 참여한 연구진, 전문가, 자문단 사이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 착륙선 개발을 늦출 수 없어 먼저 달 착륙선 본체 개발 내용이 담긴 달 탐사 2단계 사업으로 예타를 통과했다. 
 당시 예타 과정에서 탑재체가 달 착륙선의 임무나 목표와 직결되는 만큼 중요성을 감안해 정부는 별도의 사업으로 탑재체 개발을 시작하기로 확정했다. 달 탐사 2단계 사업 예타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주관부처는 2023년 9월까지 '우주탐사 로드맵 수립'을 통해 달 탐사 목적 임무와 착륙 후보지를 도출 후 세부 과학기술임무 및 탑재체 개발을 위한 국내외 공모에 착수하고 올해 3월까지 달 착륙선의 임무와 탑재체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우주탐사 로드맵은 한국이 언제, 어디로, 왜, 어떤 기술로, 어떤 순서로 우주를 탐사할 것인지 정리한 전략 문서다. 
 그러나 현재 우주탐사 로드맵 수립도 이뤄지지 않았고 탑재체 개발 사업이 시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탑재체 개발을 시작하지도 못하면서 달 착륙선 개발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탑재체에 따라 달 착륙선 모양, 성능, 무게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탑재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달 착륙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어렵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탑재체는 착륙선이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 결정하는 핵심이며 달 착륙선 본체는 탑재체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껍데기'라고 볼 수 있다"며 "탑재체가 결정되지 않은 데다 최근 달 착륙선을 실어나를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 지연까지 겹치며 달 착륙선 개발을 진행하는 연구자들은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현재 우주청은 2032년 달 착륙선을 발사할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계획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달 탐사 2단계 사업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A씨는 "연구자들이 현재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달 착륙선 궤도 그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탑재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주청이 올 하반기에 계획 중인 달 착륙선 요구조건검토회의(SRR)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SRR은 우주 탐사나 항공, 방위산업 등 복잡한 기술 시스템 개발에서 초기 단계에 수행되는 공식 기술 검토 절차로 개념설계 단계다. 
 우주청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상업용으로 탑재체를 먼저 정하지 않고 달 착륙선 본체를 먼저 만드는 경우도 있다"며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 탑재체 임무 등을 현재 좁혀가고 있으며 내년 탑재체 개발과 관련한 예산을 신청하고 있다"라고 했다.
 우주청은 지난해 말부터 6억 5000만원을 투입해 '달 표면 과학·기술 임무 탑재체 개념설계 연구'를 수행 중이다. 달 표면 과학·기술 임무 탑재체 개념설계 연구는 어떤 탑재체를 실을지 기업, 연구기관, 대학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하는 사업으로 단순 기획 연구에 불과하다. 공식적인 탑재체 선정 절차가 아니라는 의미다. 
 연구에 참여하는 B씨는 "달 탑재체 개발 사업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기획연구만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타 때를 비롯해 탑재체 기획 연구만 정부 차원에서 3, 4번 진행 중일 정도로 했던 것을 반복하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연구에 참여하는 C씨는 "진행 중인 연구는 탑재체 후보 기술을 검토하는 수준이고 최종 임무를 확정하기 위한 과정은 아니다"며 "로버 등 탑재체 개발은 한국이 해본 적 없는 도전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면서 늦어질수록 탑재체 개발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달 착륙선 탑재체 개발 사업이 시작하지 못한 데에는 우주청의 책임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예산을 확보하는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우주항공업계 관계자 D씨는 "우주청은 기획재정부를 잘 설득해서 예산을 잘 받아오는 기본적인 일에 몰두해야 하지만 하지 않았고 예산 확보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차세대발사체 사업 지연과 관계없이 달 착륙선, 탑재체 개발 사업대로 진행되도록 우주청이 노력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우주청이 우주탐사로드맵을 통해 탑재체 개발의 시작인 달 착륙선 임무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모 대학의 우주항공학과 교수는 "예타 과정에서 우주탐사 로드맵을 수립하고 그에 근거해 달 탐사 목적을 제시하고 과학임무를 도출하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그것조차 안됐기 때문에 탑재체 개발에 대한 예산을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우주탐사 로드맵을 수립해 왜 달에 가야하는지, 달에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등을 빠르게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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