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시즌3 업데이트 후
이용자 불만 고조…이탈 가속화하자 긴급 라이브방송
로스트아크, 그룹사 영업이익 절반 차지하는 주력 게임
스마게RPG 차기작은 감감무소식…내달 대책 발표 전망
스마일게이트가 개발 및 서비스하는 MMORPG '로스트아크' 이미지.ⓒ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그룹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스마일게이트RPG가 위기에 처했다. 유일한 수익원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스트아크'에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하면서다.
인게임 경제 붕괴로 인한 이용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2년 전 공개했던 차기작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실적 하락 국면에 놓인 스마일게이트RPG가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를 총괄하는 전재학 디렉터는 지난 20일 밤 긴급 라이브방송을 열었다. 작년 여름 시즌3 업데이트 이후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이용자 불만이 폭증하자 이를 빠르게 잠재우기 위한 의도다.
전 디렉터는 "시즌 3를 급하게 준비하며 성장 요소를 한 번에 풀었고, 그 결과 이용자들의 부담을 심화시켰다. 레이드 출시 템포도 과하게 빨랐다"면서 "오랜 문제점이 하나씩 터지며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제 때 해결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한 저희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로스트아크의 위기는 지난해 7월 시즌3 '심연의 끝을 마주한 자' 업데이트로 촉발됐다. 당시 개발진은 업데이트와 함께 팔찌, 보석, 유물 각인서 등 게임 내 성장 요소를 대거 추가했다. 게임 콘텐츠를 원활히 즐기기 위해선 이 성장 요소들이 필요했는데, 수요는 많고 공급은 터무니없이 적어 이용자들에게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형성됐다. 특히 보석 시세가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성장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급증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핵심 콘텐츠인 레이드 출시 주기는 빨라지고 난이도는 높아지면서 성장 자체를 포기하는 이용자들이 늘었다. 레이드가 길어지며 이용자 피로도가 같이 높아진 것도 문제였다.
이에 단순히 골드(게임 재화)를 버는 데만 집중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났고, 소비는 그대로인데 공급량만 많아지니 골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성장 가치가 하락하게 됐다. 성장 요소들의 터무니없는 시세로 골드 소모는 더 위축됐다.
방송에서 전 디렉터는 인게임 경제 시스템과 성장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레이드 난이도도 3단계로 나누고, 1회 부활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용자들의 요구가 많았던 '전투 분석기', '종합 전투력' 기능도 추가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이용자별 전투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전투 효율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로스트아크의 게임 재화인 '골드'의 가치 하락세. 로스크아크 긴급 라이브 방송 캡처.
그간 소통 부재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던 로스트아크 개발진이 발빠르게 민심 진화에 나선 것은 로스트아크가 회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캐시카우이기 때문이다. 이용자 불만 고조가 실제 PC방 이용자 순위 10위권 이탈 등 수치적 결과물로 드러나자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 그룹 내 스마일게이트RPG가 운영 및 개발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58억원, 2233억원이다. 스마일게이트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222억원, 5146억원이다. 스마일게이트RPG가 그룹사 영업이익의 43.3%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그룹 내 기여도와 별개로 스마일게이트RPG의 MMORPG 신작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만큼, 로스트아크가 차기작 출시 전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내줘야 하는 것도 관건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 2023년 국내 게임쇼 지스타에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출품한 적 있으나 그 뒤로 새로운 소식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라이브방송으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이 때문에 내달 21일 열리는 로스트아크의 연례 행사인 '로아온 썸머'에 이목이 쏠린다.
로스트아크 개발팀은 매년 로아온에서 가장 큰 업데이트 로드맵 발표와 혜택 이벤트 등을 발표하며 이용자들과 소통해 왔다. 특히 전임 금강선 디렉터가 로아온을 통해 여러 번 이용자 불만을 불식시킨 적 있는 만큼, 이용자들은 개발팀이 이번 로아온에서 인게임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핵심적인 대책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전 디렉터는 "오랫동안 쌓여온 문제가 뒤늦은 대처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심기 일전하며 고집을 버리고 소통하는 로스트아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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