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40% 인상 불가피 관측
美 애플 ‘안방’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삼성, 가격경쟁력 갖기 더 어려워져
가격 상승 애플도 타격…스마트폰 시장 전체 위축 악순환 우려
지난 23일 서울 삼성 강남에 이날 출시된 삼성전자의 가장 얇은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가 전시돼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트럼프가 예고한 ‘스마트폰 관세 25%’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공장이 없는 삼성전자는 사실상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관세를 피할 수 없게 된다.
26일 통신·제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삼성 스마트폰의 가격이 40%가량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과 타이응우옌에서 갤럭시 S시리즈·Z플립·Z폴드 등 주요 프리미엄 제품과 갤럭시 A시리즈·Z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을 다수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베트남에, 30%가량을 인도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 전시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역대 갤럭시 S시리즈 중 가장 얇은 디자인의 ’갤럭시 S25 엣지‘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미국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이다. 그렇지 않아도 고가의 제품이 주로 판매되는 상황에서 관세 여파로 제품의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7월에 삼성이 선보이는 폴더블폰의 경우 기존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가격이 200만원대로 책정돼 있다. 용량별로 220만~270만원대다. 관세 정책에 따라 300만원대 이상으로 가격이 훌쩍 뛸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미국 시장에서 삼성이 올해 스마트폰 신작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 안방’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삼성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기가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 65%, 삼성 18%다. 특히나 폴더블폰은 그렇지 않아도 일반 ‘바(Bar)’형 제품에 비해 가격 문턱이 높았던 제품인 만큼,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애플 아이폰 화면과 로고. [AFP]
다만, 가격 상승 여파는 삼성뿐 아니라 애플도 피할 수 없다. 애플은 전 세계 아이폰 물량의 90%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애플은 중국 고관세를 우려해 인도 등 기타 국가에도 생산 기지를 증설하면서 공급망을 분산했다. 앞서 애플은 2027년까지 인도 생산량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인도에 모두 고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애플의 공급망 분산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애플 역시 고사양 모델 제품의 경우 300만원대 이상으로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전체 시장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꼽힌다. 프리미엄폰, 중저가폰으로 나뉘었던 스마트폰 시장 판도 자체가 흔들리는 파장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시장 성장세가 멈춘 상황에서, 제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더욱 지갑을 닫을 것”이라며 “기존에 프리미엄을 쓰던 소비자들도 가격대가 더 낮은 제품군으로 눈을 돌릴 수 있어, 스마트폰 제품군의 비중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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