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공급·수요 판도 흔들
공급망 분산 전략 차질 불가피
지난해 7월 공개된 갤럭시 Z 플립6를 외국인 관광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세정·차민주 기자] “인도는 안심했는데, 예외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생산, 미국에서 판매되는 삼성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폭탄(25%)을 예고하면서 스마트폰 공급망의 대격변이 예고된다.
관세 폭탄을 맞을 경우 삼성 갤럭시, 애플 아이폰의 가격이 30%~40% 비싸져, 사실상 미국에서 판매가 어렵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그것은 아마 6월 말께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6월 말까지 그것을 적절하게 할 것”이라고 언급해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를 내달 말부터 부과할 것임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인도로 변화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대해 “인도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의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려는 것과 관련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를 거론하면서 “(애플 공장이) 인도로 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럴 경우 관세 없이 미국에서 판매는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관세 폭탄’이 현실화 될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공급·수요 판도 자체가 크게 흔들린다. 애플은 전 세계 아이폰 물량의 90%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애플은 중국 고관세를 우려해 인도 등 기타 국가에도 생산 기지를 증설하면서 공급망을 분산했다. 앞서 애플은 2027년까지 인도 생산량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인도에 모두 고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애플의 공급망 분산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베트남에 스마트폰 주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삼성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과 타이응우옌에서 갤럭시 S시리즈·Z플립·Z폴드 등 주요 프리미엄 제품과 갤럭시 A시리즈·Z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을 다수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베트남에, 30%가량을 인도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생산되는 갤럭시 제품 상당수는 미국으로 수출된다. 당장 올 하반기에 출시되는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부터 미국 판매 시 관세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크다.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인 북미에서, 그렇지 않아도 비싼 고가 프리미엄폰의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중국 외주 생산 역시 부담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외주를 맡겨 생산하는 스마트폰 물량도 관세 대상이다. 삼성은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22%를 중국 등 공장에 외주 생산을 맡기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생산했다.
관세 때문에 미국에 제조공장을 짓는 것도 쉽지 않다. 현지 생산원가 또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애플과 삼성이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생산물량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놓고, 트럼프 정부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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