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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기술 톨게이트' 표준특허…미래 모빌리티 산업 이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5-05-26 15:5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특허청 표준특허 지원 활발 단국대 최수한 교수 5G 기술 글로벌 특허풀 '아반시'에 등재 1밀리초 이하 초저지연 통신 실현 가천대 손혁민 교수, IP 전문 기업과 투자 계약 맺고 기술 이전 기원테크, 표적형 이메일 공격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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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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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에 진입할 때 톨게이트를 지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나 다른 도로를 진작 선택해 우회하지 않는 한 톨게이트를 피할 방법은 없다. 일반국도가 고속도로로 이어질 때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이런 우회로를 찾기도 어렵다. 사실상 무조건 지나야 한다.
 과학기술 발명을 권리화한 특허에도 이런 상황이 있다. 표준특허다. 표준 기술을 구현하는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시장지배적 특허를 말한다.
 표준특허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 국제표준 관련 기구가 제정한 기술 표준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써야만 하는 특허다. 톨게이트처럼 회피가 불가능하다. 다만 모든 기술에 표준특허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로 이동통신, 와이파이, 블루투스, AV코덱, 방송기술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집중돼 있다.
 특허청은 국내 표준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해 표준특허 창출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최수한 단국대 모바일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특허청의 지원을 받아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관련 표준특허를 글로벌 특허 풀인 ‘아반시(AVANCI)’에 등재했다. 아반시엔 삼성전자, 퀄컴, 소니, 노키아, 화웨이 등이 특허권자로 참여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현대자동차, 기아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주로 특허 실시권자로 가입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 교수의 표준특허 성과는 국내 대학의 표준특허 창출 및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커넥티드카 보급 확대에 따라 상당한 로열티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특허는 1밀리초(ms) 이하 초저지연 통신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원격 수술,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미래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손혁민 가천대 전자공학전공 교수팀은 V2X(Vehicle to Everything) 관련 표준특허를 IP 전문기업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에 기술이전했다. 대학이 보유한 차세대 통신기술이 표준특허로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다. 손 교수는 삼성전자, LG전자에서 일하며 다수 이동통신 표준특허를 확보했다.
 중소기업들은 표준특허로 외부 투자자금을 모으고 있다. 기원테크는 표적형 이메일 공격을 차단하는 기술과 관련된 표준특허를 확보해 지난해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사이버 보안 시장에서 필수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클레온은 이른바 ‘딥 휴먼’ 기술로 1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단 한 장의 얼굴 이미지와 30초 분량 음성만으로 실제 인물처럼 자연스럽게 얼굴과 목소리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클레온은 특허청의 지원을 받아 이미지 및 비디오 처리 딥러닝 기술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채택받았다. 클레온의 기술은 작년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선정한 ‘디지털 휴먼 기술 분야 톱10’에 선정됐다.
 작년 3월 기준 세계 5대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IEC, ITU, 국제전기전자엔지니어학회(IEEE),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표준특허 통계를 보면 중국이 모든 분야에서 6만1696건의 표준특허를 보유해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표준화 선점이라는 국가 전략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 2만5758건으로 2위 미국(3만8576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민관이 함께 일찍부터 ICT에 집중 투자한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과 LG가 한국 보유 표준특허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1만6061건)과 핀란드(1만3761건), 스웨덴(1만732건)이 뒤를 이었다.
 표준화기구의 표준특허 선언은 해당 특허가 표준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임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행위다. 특허권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소위 ‘FRAND’ 조건하에 라이선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기술의 독점과 남용을 방지하고 다양한 사업자가 해당 기술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비표준특허를 끼워팔거나 과도한 로열티를 책정하면 해당 표준특허를 선언한 국제기구로부터 제재를 받는다. 이를 거부할 경우 표준특허가 취소된다.
 표준특허가 지닌 힘은 시장에서 경쟁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표준특허 보유자는 시장의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며 “시장 진입장벽이 생기고 기술 확산도 해당 표준특허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특허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기업이 미국 퀄컴이다. 퀄컴은 이동통신 관련 표준 특허를 기반으로 연간 8조원 이상의 라이선스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표준특허의 경제적 가치는 일반 특허보다 평균 최소 12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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