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대선에서 '성평등 노동 실현 위한 5대 요구' 주장 기자회견
[유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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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에게 계엄은 오래전 도착한 현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뒤쪽 계단에서 제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근절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가 5대 요구에 포함됐다. |
ⓒ 유지영 |
"우리가 지난 겨울 계엄의 밤을 찬바람 맞으며 이겨내고 윤석열을 파면시키고 만든 조기 대선이다. 그런데 정치 개혁과 개헌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공중파 방송 TV토론을 통해 보다가 성폭력 발언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서 주최한 '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에 모인 참가자들은 '여성 성기 혐오 발언'을 꺼낸 이준석 후보를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28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자들은 당초 준비해온 발언문을 읽기에 앞서, 이준석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우선 이준석 후보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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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에게 계엄은 오래전 도착한 현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뒤쪽 계단에서 제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근절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가 5대 요구에 포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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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처음으로 발언에 나선 김지경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은 "어젯밤 열 받고 황당해서 밤잠 설친 분들 많으실 것"이라면서 "어제 생방송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질문을 빙자해 성폭력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을 내뱉었다. 단순히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고 심각한 성폭력 상황을 도구로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토론을 지켜보던 많은 분들이 느닷없이 폭력적인 여성 혐오 발언을 듣게 되며 충격과 분노를 호소하고 있다"라며 "이 후보는 성폭력 피해 구제 업무를 담당하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성별 갈라치기에 앞장서 왔다. 정치를 혐오의 장으로 만들고 심각한 언어 폭력까지 행사한 이준석 후보 당신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고은하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약자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선동하는 이준석과 같은 인물이 2025년의 대선 후보라는 사실이 역겹기까지 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전지현 서비스연맹 부위원장 또한 "대통령 후보인 자는 자신이 무슨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조차 모르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 뻔뻔함이 지금 현재 다시 만들 세계를 꿈꾸는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지지율 높은 두 후보 공약에 정작 여성의 권리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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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에게 계엄은 오래전 도착한 현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뒤쪽 계단에서 제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근절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가 5대 요구에 포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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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근절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를 제시했다. 이들은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조기 대선을 앞뒀지만, 가장 지지율이 높은 두 후보의 공약에 여성, 소수자, 노동자의 권리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라면서 "6월 3일 선출되는 대통령이 누구든 마땅히 광장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지경 위원장은 "대통령 선거에 꼭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라며 "여성 대통령 후보가 없다. 2007년 대선 이후 처음이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대선 주자들이 지금 당장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는 당연한 법을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뒤로 미루자고 말하는 건 광장을 지킨 시민들의 희망에 대한 배신"이라고 언급했다.
고은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2025년 금속노조 여성조합원 비율이 6%라는 것을 지적한 뒤 "2023년 현대자동차 기술직 공채 200명 채용 결과 최종합격자 중 여성은 단 6명이고, 이듬해 이어진 공채에서는 여성이 1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 부위원장은 "12.3 내란부터 4.4 탄핵까지 광장을 메우며 탄핵의 주역이라 추앙받던 2030 여성들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6.3 조기 대선에서 여성 청년들의 성평등 정책과 채용성차별에 관해서는 문구 한 줄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전지현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돌봄에 뿌리 깊게 내려져 있는 성차별적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노력, 제도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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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에게 계엄은 오래전 도착한 현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뒤쪽 계단에서 제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근절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가 5대 요구에 포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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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자들은 성별임금격차 해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정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성별임금격차 해소는 여성의 문제가 아닌 노동의 문제"라면서 ▲성평등 임금 공시제 즉각 법제화 ▲저임금 여성노동자 실질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오희정 사무금융노조 성평등위원장은 "회사 행사에 '꽃순이'는 여전히 여성이며, 회의시간에 차를 준비하는 것 또한 여전히 여성이며, 임원이 회식에라도 온다치면 그 옆자리 또한 여성의 자리"라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를 위해서는 ▲전액 삭감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예산 복원 ▲직장 내 성희롱을 산업재해 유형으로 명시 등을 제안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 내용의 연대 발언을 통해 "전체 여성노동자 중 50.7%가 비정규직으로 새 정부는 성평등 노동 실현에 대한 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순차적 목표를 수립해서 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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