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3차 TV토론 '여성혐오' 발언에 영화계도 분노... "국민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 그 자체"
[성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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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 시작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 국회사진기자단 |
여성·시민단체들이 27일 대선 후보 3차 TV 토론에서 여성혐오 발언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영화계에서도 이 후보를 향한 분노의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여성영화인모임은 28일 오전 낸 성명에서 "여성과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보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입에 담은 성폭력 재현은 그 자체로 끔찍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심각성을 인지할 능력도 없이, 상대방 후보 공격을 위해 성폭력을 선정적으로 재현하는 질문을 준비해서 발화한 것만으로도 이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자격이 없다"면서 대국민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모두를 위한 기독교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인 최은 영화평론가는 "생중계 중 대국민 성폭력 발언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 침묵할 수 없는 것"이라며 "한국방송심의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항의문 올렸다"고 분개했다.
영화 제작사 대표인 김정아 피디는 "하버드가 학교의 수치로 졸업을 취소해주길 바란다"면서 "분하고 화가 나서 어디든 고소하는 곳에 다 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윤희 '블랙리스트 이후' 디렉터는 "특정 후보를 비방하려고 다른 후보를 이용하려 해서 야비하다고 볼 그런 수준이 아니다. 그의 발언은 여성혐오 인식을 드러낸 것 이상으로 주권자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 그 자체다"라고 비판했다.
여성영화인들만 분개하는 것이 아니다.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일베 청소년'이 대선 후보로 나왔다"라고 힐난하며 "아무리 참정권이 모두에게 있다 해도 계엄 이후 별의별 꼴을 다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송희일 감독은 "윤석열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내란을 획책했다면, '40대 윤석열'은 고도의 공적 발화가 수행돼야 할 대선 토론에서 학대 수준의 언어폭력과 여성혐오를 던짐으로써 한국 사회의 공론장에 위해를 가했다"고 규정했다.
또한 "아무런 통제도 없이 공중파를 타고 우리의 안방으로 전송된 폭력의 언어가 끼친 충격과 해악의 규모가 실로 막대하다"며 "윤석열이 의회를 침탈했다면, 이준석은 공론장을 침탈한 것이다.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최소한의 공적 합의와 윤리적 방어선을 일거에 무너뜨린 것이다. 험한 것을 치웠더니 또 다른 험한 것이 길을 막아선 형국이다"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대선 토론에서 저게 무슨 망발이고 행패인가. 대선 토론 역사상 이토록 무도한 짓이 벌어진 적이 있었나"라며 "12월 3일의 밤에 이어, 두 번째 모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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