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잼테라퓨틱스·무니스·아이클로…"AI로 사회난제 풀어"
사진 왼쪽부터 김정은 잼잼테라퓨틱스 대표,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 권서현 무니스 대표, 김준배 아이클로 대표./사진=구글코리아 제공
김정은 잼잼테라퓨틱스 대표는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 아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재활치료 모바일 게임 '잼잼400'을 만들었다. 권서현 무니스 대표는 불면증이 심한 자신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AI 수면 솔루션 앱 '나이틀리'를 선보였다. 김준배 아이클로 대표는 지체장애 탓에 치과에 가는 것을 힘들어 하는 지인의 자녀를 보고 AI 구강검진 앱 '홈덴'을 개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에서 사회적 난제를 발견한 뒤 AI 기술로 이를 풀어가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는 것, 그리고 글로벌 플랫폼 구글의 지원을 받아 세계 무대로도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코리아는 2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창구' 7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AI 기술로 삶의 난제를 푸는 스타트업 3곳을 소개했다. 구글은 2019년 출범한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모바일 앱, 게임 개발사의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창업 계기는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했다는 점이 공통적이었다. 잼잼테라퓨틱스의 김정은 대표는 10년 이상 국내 게임사에 일하며 쌓은 역량을 토대로 자녀를 돕기 위해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 저희 아이를 위해 아동용 재활치료 게임 '잼잼400'을 만들었다"며 "왼쪽 편마비가 있어 바지를 올리기 어려워 하는 한 아이가 저희 게임 덕분에 하루 20분씩 매주 5회 정도 재미있게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는 사용자의 반응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서비스명 '잼잼400' 또한 하루 400번 이상 능동적 움직임을 하면 재활치료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토대로 한 것이다. 특히 게임과 AI를 활용하는 방식의 재활은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반복 치료의 지루함을 덜어줄 수 있다. 구글 측은 "아이는 집에서 재미있게, 보호자는 편리하게 재활을 진행할 수 있어 아동의 발달 지원과 가족 전체의 삶의 실 향상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잼잼테라퓨틱스는 또한 AI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소근육 재활치료 모바일 게임 '핑크퐁과 잼잼 프렌즈'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서울아산병원과 진행하는 임상시험을 내달 중 완료하고, 유럽·미국에 소아 재활치료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3명 중 1명은 재활이 필요하다는 통계가 있는데, 전문 치료사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저희 AI 모델이 세상에 꼭 필요하지만 부족한 전문 인력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준배 아이클로 대표, 권서현 무니스 대표, 김정은 잼잼테라퓨틱스 대표./사진=김동훈 기자
현재 가입자가 80만명에 달하는 무니스의 권서현 대표도 불면증이 심한 자신을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권 대표는 "AI가 유사한 활동을 하는 사용자의 수면 패턴과 생체 리듬을 정밀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상 이후 만족도 조사를 토대로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며 "제가 불면증이 심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하루를 살 수 있도록 돕고 더 나아가 그런 하루가 쌓여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무니스는 '수면 장애' 문제해결이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는 영역이란 판단에 따라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권 대표는 "구글의 다양한 도움을 바탕으로 일본, 미국 등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나이틀리는 지난 2월 일본 앱스토어 헬스케어 부문에서 인기 8위를 기록하는 등 초기 반응도 좋다"고 했다.
김준배 아이클로는 지인의 자녀가 지체장애 탓에 치과 치료를 어려워하는 점에 착안해 구강 건강을 검진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아이클로가 선보인 '홈덴'은 AI와 구강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사진을 올리면 충치와 같은 주요 구강 질환을 파악해주는 무료 솔루션이다. 외부 기관을 통해 99%에 달하는 정확도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지인의 사례뿐 아니라 치과 검진 자체를 못받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며 "현재 광주광역시와 협약을 맺고 취약 계층 상대로 무료 검진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클로는 소비자 상대로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치과 연계·치약 구독 서비스 등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강 검진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봤다. 김 대표는 "3년 연속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 참가해왔고 앱도 영어 버전을 마련해 글로벌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660개에 달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했다"며 "올해 창구 7기에 선정된 스타트업 상대로 벤처캐피탈(VC)·퍼블리셔와 네트워킹, 앱 개발·배포·마케팅 지원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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