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 신규 채용 줄었지만 AI는 예외
AI 전문 인력은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
LG CNS, 연말까지 AI 인재 1000명 확보
일자리 양극화 심화될 듯
챗GPT 달리3
경기 둔화로 일자리가 줄면서 고용 한파가 지속되고 있지만, IT서비스 업계는 인공지능(AI)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산업계가 ‘AI 전환(AX)’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공공·제조 등 맞춤형 AI 솔루션을 만들고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전문 인력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AI 전문 인력을 연말까지 1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AI 직군 전 분야에 걸쳐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 대상은 AI 사이언티스트, AI 엔지니어, AI 아키텍쳐,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AI 분석·설계, AI 인프라 기술 전문가, AI 테크 컨설턴트, AI 서비스 디자인 컨설턴트, 데이터 엔지니어 등이다.
회사가 추진 중인 다수의 AX 전환 프로젝트에 투입될 인력이다. LG CNS는 올해 1분기 클라우드·AI 사업 매출(7174억원)이 전체 매출의 59%를 차지할 정도로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LG CNS는 주요 제조, 금융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과 AI 도입 추세에 맞춰 AX 사업을 집중 육성해왔다. LG CNS 관계자는 “단순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현장에 AI 솔루션을 직접 적용할 수 있는 ‘AI 플레이어’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용한 인재가 AI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무별 맞춤형 교육, AI 관련 자격증 취득 기회 등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AI 엔지니어를 포함한 AI 인재의 경우 현재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어 ‘채용+육성’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카이스트,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AX 전문 인재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SK AX는 최근 SK C&C에서 사명을 바꾸면서 기업의 목표와 체질을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신입·경력 채용도 이에 맞춰 AI 활용 능력을 중점적으로 보기로 했다. SK그룹 채용 블로그에 올라온 SK AX 소개 영상에서 ‘AI 중심으로 변화하는 회사 방향성에 맞는 채용’을 추진한다고 언급했다. 다음 달 17일까지 진행하는 신입사원 채용 공고에는 AI·데이터 분야를 전공했거나 관련 석사 학위를 보유한 인재를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CJ그룹 IT서비스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21년부터 신입 공채 전형에 AI 엔지니어 직군을 추가해 AI 인재 확보에 주력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올해도 AI 플랫폼 엔지니어, AI 사업개발 분야 경력자를 적극 채용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인재 채용은 최근 고용 한파와 대조된다. 경기 둔화 장기화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일자리도 감소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일자리 수 증가폭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일자리 수는 1년 전보다 15만3000개 늘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일자리는 분기 평균 50만개씩 늘었는데 이 수치가 20만개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흐름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신규 채용 규모도 7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에서 “신규 채용이 2023년부터 줄면서 채용 시장 한파가 심화됐다”고 했다.
그러나 AI 엔지니어를 비롯한 AI 직군은 오히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업계 뿐만 아니라 대부분 기업이 AI 사업을 강화하면서 AI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해 고급 인재를 모셔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AI 관련 일자리만 채용 문이 열리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재 채용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채용 공고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9.2% 줄었다. 이 가운데 IT·통신은 분야는 1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활용할 전문 인력을 제외한 단순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전반적인 채용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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