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중랑·성동·동대문구 유세
"상왕 윤석열, 아바타 후보 통해 귀환할 수도"
3040 경제활동인구 겨냥한 맞춤형 공세도
이재명, 주식계좌 공개하며 '국장 띄우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가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8일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내란 심판론을 부각시키며 부동층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동시에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편 가르기나 정치 보복 없는 '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개미투자자 1,400만 명과 중도성향의 3040 경제활동인구를 겨냥한 맞춤형 공약도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유세현장에서 "윤석열 아바타를 통해 내란 세력이 복귀하고, 상왕 윤석열이 귀환할 수 있다"며 "압도적으로 내란 세력을 심판함으로써 진정한 민주공화국 진짜 대한민국을 6월 4일 시작해보자"고 호소했다.
이 후보가 이날 방문한 중랑구를 제외한 광진·성동구와 동대문구는 민주당 '텃밭'으로 불렸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곳들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범보수 진영을 내란 세력으로 묶으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먼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선언을 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내란 동조자를 돕는 부정세력'이란 취지로 묘사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는 "무능한 국정농단으로 쫓겨나신 분, 부정부패 저질러 쫓겨나 감옥 가신 분, 그리고 총리를 하셨다는데, 약간 이해가 안 되는 그런 분들이 모여서 내란동조 후보를 돕는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통합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누군가 특정 진영의 대표로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는 네 편 내 편을 가리지 말고 모두를 대표하고 모두를 동등하게 대우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통합된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편들어 준 절반에 기대 그 절반에게 특혜를 주고 날 반대했던 절반은 불이익을 주면서 강제로 지배하는 이런 점령군과 같은 반쪽 대통령, '반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진정성을 부각시켰다. 사전투표율도 독려했다. 이 후보는 "우리 역사의 위기는 부패하고 무능하고 폭력적인 권력자들이 만들었지만, 극복하는 것은 언제나 힘없는 이 나라의 주인들, 국민 아니었나"며 "총알보다 투표가 더 강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전국 싱크홀 스마트모니터링 체계 구축 △아파트 단지 입구 얌체, 불법, 보복주차 등 제재 강화 △불법 유턴 처벌 실효성 확보 등을 골자로 한 9대 '취향저격' 공약을 내놨다. 3040 중도 성향의 경제활동인구를 겨냥한 맞춤형 공세인 것이다.
여기에 이 후보는 이날 'K-이니셔TV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 유튜브 생방송에 나와 코스피 200 상장지수펀드(ETF), 코스닥 150 ETF, 적립식 코스피 200 ETF 등에 총 4,100여만 원을 투자한 주식 계좌를 공개하며 '국장 띄우기'에 나섰다. 이 또한 2022년 대선 당시 '캐스팅보터'가 됐던 중도층을 겨냥한 조치다.
이 후보는 "적립식에는 향후 5년간 매월 100만 원씩 투자해 1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을 어겨서 돈을 버는 것은 아예 꿈을 꿀 수 없게 하겠다"며 화이트칼라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했다. 또, 재벌 총수들의 '경영 승계' 수단으로 꼽혀온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주주의 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지배권 있는 소수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쓴다는 건데 못하게 할 필요는 있다"며 "단, 기간이나 구체적인 방법은 세밀하게 할 필요가 있고 가능하면 빨리 만들어서 하자"고도 제안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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