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사전투표 적극 독려 방침으로 선회
전통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은 진보 유리
"분산 성격 강해 유불리 따질 수 없다" 의견도
21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광주 동구 지원2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모의시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선 사전투표일이 밝은 가운데, 투표율의 향방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낮은 사전투표율은 보수 진영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대선의 경우 분산 투표가 이뤄지는 특성상 단순한 투표율 수치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함께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찾아 투표에 나선다.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상징성을 차용해, 인천에서의 투표를 대대적인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선거기간 동안) 경기도에 집중을 하려고 하고 있다"며 "계양은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라 의미가 있고, 인천의 전체적 의미는 대한민국이 공산화 직전에 인천상륙작전을 통해서 전세를 역전시키고 한국전쟁을 끝내고 거기서 한국의 기적을 만들어낸 출발점이 됐다는 의미를 담고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때 사전투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 김문수 후보는 최근 직접 나서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상남 분수공원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사전투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해야 한다"며 "나도 내일 사전투표 할 거다. 우리가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수 유권자들의 성향상 본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부정선거 우려로 인해 사전투표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전통적으로는 진보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진보 진영은 본투표보다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전투표율이 낮게 나올 경우, 이는 진보 지지층의 참여가 분산됐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고 보수 진영에게는 긍정적인 사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전체 선거 구도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짜였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진보 진영의 결집이 흐트러질 경우 보수 진영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보수진영에게 불리해진다"며 "통계상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전투표율이 낮으면 본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20대 대선의 경우,사전투표율이 3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승리한 데 대해서는 통상적인 흐름과는 다른 예외적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전체 격차가 0.73%p 불과한 초박빙 승부였단 점에서다.
반면 투표율 자체로 진영 간 유불리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선은 분산 성격이 강해서 보수나 진보 어느 쪽이 유리하고 불리하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투표의 경우 아무 지역에서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본투표를 마음 먹은 사람들이 실제로 출근을 하면 사전투표날 투표할 가능성도 있다"며 총투표율은 8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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