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새민주 공동정부 구상 협약하고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 시대정신 천명
이재명, '모두의 대통령' 메시지 낸 이후
기자들 만나 "내란세력 연합" 작심 비판
권오을 전 의원(왼쪽 다섯 번째) 등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보수 출신 인사들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른바 '진짜보수 민주보수'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진짜 보수는 민주당'이라는 기조 아래 이미 다수의 보수 인사를 영입한 상황에서, 정작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연대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영을 가리지 않은 연대가 민주당 측에는 관대하게 받아들여지는 반면, 국민의힘과 관련된 연대에는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데 대해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관련 유튜브 생방송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민의힘과 새민주당이 '김문수 후보 당선시 공동정부 구상'과 함께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이 시대정신'이라 천명한 데 대해 "그분들이야 나를 청산하고 싶을 것이다. 국민의 시각에서 과연 누가 청산돼야 할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내란 세력과 연합한다는 건 해괴하지 않느냐"며 "그분들 다 뭉쳐가지고 그게 국민들에게 소구력이 있을까. 반란·부패·무능 연합으로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이날 정모 무렵만 해도 이 후보는 "절반을 위한 반통령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국정치는 국민들의 품격과 눈높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비전과 정책, 희망을 전해야 할 대선이 비방과 험담, 입에 올릴 수도 없는 혐오의 언어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독한 언어로 획책하는 분열의 정치, 이제 멈춰야 한다. 끝없는 편 가르기와 갈등으로 서로 대립하는 건 낡디 낡은 구태 정치"라고 적었다.
화합과 통합을 강조한 지 몇 시간 만에, 오후에는 김문수·이낙연 연대를 두고 작심 비판을 한 것이다.
전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보수 진영 출신 인사들은 한자리에 모여 '진짜보수 민주보수 선언식'을 연 바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보수 철학의 핵심 가치인 헌법정신을 지키고, 민생경제를 회복하며 내란 세력을 민주주의로부터 퇴장시키는 일을 '진짜보수'의 역사적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강조했다.
선언식에는 이인기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권오을 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 허은아 개혁신당 전 대표·김용남 개혁신당 전 의원, 최연숙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이종호 전 해군참모총장, 김현섭 전 777사령부 사령관, 김신양 전 국민의힘 대학생위원회 위원도 자리했다.
이 후보는 '진짜보수' 선언식 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진짜 보수의 용기 있는 결단을 환영한다"며 "나와 민주당이 합리적 보수의 역할까지 하겠다. 이념을 넘어서고 정치적 견해 차이를 극복하는 정당, 더 넓게 포용하는 정당으로 나아가겠다"고 화답했다.
반면 같은 날 국민의힘은 이낙연 새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 고문은 김문수 후보에 대해 "무엇보다 괴물독재국가의 출현을 막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라며 "그래서 내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각 "이낙연과 김문수의 결탁은 배신과 야합의 역사"라고 반발했다.
이에 국민의힘과 새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괴물독재국가로의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민주당의 '야합' 공세가 거세질수록 오히려 연대 효과가 부각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미래민주당 중앙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 공동정부 운영과 제7공화국 개헌추진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민주당과 '공동정부' '개헌 개헌추진' 협약식에서 "민주당이 그만큼 반응하는 것은 민주당 스스로 민주당 후보가 부끄럽기 때문이 아니냐"고 직격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에 맞춰 김해 봉하마을에 갔는데, 민주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연호하는 모습을 보고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말한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과 이재명이 연결되느냐"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을 수사한 검사를 탄핵하고,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고 하고 이런 것이 반칙이 아니냐"며 "스스로 민주당 후보가 부끄럽기 때문에 새민주당과 협약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병헌 새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이 소금을 맞은 미꾸라지처럼 난동과 막말에 가까운 이야기로 비난하는 것은 그만큼 이낙연의 김 후보 지지가 이재명의 아픈 곳을 부각시키는 것"이라며 "이낙연 고문이 김 후보가 갖춰야 할 보완점을 잘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해서, 강력하고 위력적인 연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공포감 내지는 반감의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문수 후보는 전날 21대 대선 마지막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오죽하면 민주당을 대표했던 이낙연 전 총리(새민주당 상임고문)가 이 괴물방탄 독재를 막기 위해 나를 지지하겠다고 하느냐"며 "그분이 나를 지지할 때 얼마나 많은 부담이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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