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필의 미래창
오늘 새벽 출발…준위성으로는 처음
100g 채취해 2027년 지구로 가져와
성공 땐 일본, 미국에 이어 세번째
중국의 창정 3호 로켓이 29일 새벽 중국 남서부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톈원 2호 소행성 탐사선을 실은 채 이륙하고 있다.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CASC)
중국이 세계 처음으로 준위성 표본을 수집해 가져올 우주선을 발사했다. 준위성이란 행성의 공전 궤도와 같은 주기로 별을 공전하는 소행성으로, 지금까지 7개의 지구 준위성이 발견됐다.
앞서 일본과 미국이 소행성 표본을 수집해 가져온 적은 있으나, 준위성으로 분류된 소행성 표본을 수집하는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중국국가우주국(CNSA)은 29일 오전 1시31분(한국시각 오전 2시31분)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소행성 탐사선 톈원 2호를 창정 3호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톈원 2호가 표본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준위성 소행성은 ‘카모오알레와’(2016HO3, 하와이어로 ‘흔들리는 물체’란 뜻)다. 2026년 7월 소행성 궤도에 진입해 표본을 채취한 뒤 2027년 4월 지구 귀환길에 올라 11월 표본을 지구 대기권으로 투하한다는 일정이다.
성공할 경우 중국은 일본, 미국에 이어 소행성 표본을 가져온 세번째 국가가 된다. 일본은 2005년 이토카와 소행성과 2019년 류구 소행성 표본을, 미국은 2020년 소행성 베누 표본을 각각 수집해 가져온 바 있다.
소행성과 충돌한 뒤 달에서 떨어져 나간 조각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는 카모오알레와를 묘사한 그림. Addy Graham/University of Arizona
2016년 발견된 카모오알레와는 폭 40여m의 아주 작은 천체로 지구에서 1800만~4600만km 떨어진 거리에서 태양을 공전한다. 현재 지구와의 거리는 3500만km다. 과학자들은 카모오알레와가 지금의 궤도에 들어선 때는 500년 전이며 앞으로 수백년간 이 궤도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과학자들은 상세한 관측 데이터와 모의 실험을 통해 카모오알레와가 400만년 전 폭 1km 이상의 소행성이 달에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온 천체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달 뒷면에 있는 폭 22km의 조르다노 브루노 충돌구가 이때 생긴 것으로 특정했다.
톈원 2호가 가져올 표본은 카모오알레와의 기원에 대한 해답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로 하는 표본 채취량은 100g이다.
톈원 2호는 미국과 일본의 소행성 표본 채취 우주선이 썼던 표면 접촉(touch-and-go) 방식과 함께 고정 부착(anchor and attach) 방식까지 사용해 표본을 채취할 예정이다. 표면 접촉 방식은 작은 발사체를 표면에 쏴 튀어 오르는 물질을 채취하는 것이고, 고정 부착 방식은 드릴로 표면에 구멍을 뚫어 채취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표본을 채취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모오알레와는 이전에 미국과 일본이 표본을 수집한 류구(900~1000m), 베누(490~500m)에 비해 크기가 10~20배 작은 데다 자전 주기가 28분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준위성 카모오알레와를 탐사하고 있는 톈원 2호를 묘사한 그림. 중국국가우주국(CNSA) 제공
소행성 표본 투척 후 혜성 탐사 위해 다시 우주로
톈원 2호는 대기권 밖에서 표본을 지구로 떨어뜨린 후 다시 방향을 돌려 화성~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있는 혜성 탐사에 나선다. 2차 임무의 목적지는 태양을 2억9천만~3억6천만km 거리에서 공전하는 혜성 311P/판스타스다. 지구와의 거리는 1억5천만~5억km다. 소행성과 유사한 궤도를 갖고 있는 특이한 혜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톈원 2호는 2035년 1월 혜성에 도착해 1년간 궤도를 돌며 카메라와 분광기, 자력계 등을 이용해 혜성의 궤도, 형태, 구성 원소 등에 대한 탐사를 진행한다.
한시위안 국가우주국 달탐사 및 우주공학센터 부소장은 카모오알레와를 탐사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소행성은 비교적 궤도가 안정적이어서 우주선의 연료가 덜 들어 이후 혜성 311P에 대한 탐사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CASC)의 천춘량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많은 먼 우주 항해 중에도 지속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가볍고 넓은 면적의 태양광 패널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톈원 2호는 중국의 단계적 행성간 탐사 계획에 따른 두번째 탐사선이다. 톈원 1호는 2021년 화성 무인 탐사에 성공했다. 2028년 말에는 톈원 3호가 화성 표본 수집에, 2030년에는 톈원 4호가 목성 탐사에 나선다.
‘톈원’은 ‘하늘에 묻는다’는 뜻으로, 중국 고대 시인 굴원의 시 '천문(天問)'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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