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궁지에 몰려다가 본인이 궁지에 몰려"
"이준석, 말싸움은 잘 해도, 지도자 덕목 부족"
"문제의 발언, 사실관계 다투는 싸움 아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2월 1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했을 때의 모습이다. CBS 유튜브 캡처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3차 TV 토론 생방송 중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여성 신체에 대한 성폭력을 여과 없이 재현하는 혐오 발언을 내뱉은 사건의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성에 대한 이 후보의 기본적 인식이나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인권감수성 등을 두고 맹폭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이 후보가 자살골을 넣은 것"이라는 정치권 평가가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궁지에 몰려다가 본인이 궁지에 몰린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뿐만 아니라 이 발언이 상당히 오랫동안 이준석 후보에게 꼬리표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준석 후보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먼저 "(27일 TV 토론을) 보면서 저도 깜짝 놀랐다. 이분(이준석 후보)이 원래 말싸움을 좋아하지 않나"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말싸움에서 잘 이기는 사람인데, 제가 볼 때 지도자로서의 덕목은 좀 부족한 것 같다"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우 위원장은 "(이준석 후보가) 언젠가는 이런 실수를 할 것이라고 본 게 말싸움, 말꼬리 잡기 등을 너무 좋아하셔서 한 번은 당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번에 선거의 중요한 시점에서 큰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의 발언이 이재명 후보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최근 논란과 관련해 이준석 후보는 "불편할 국민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사과하면서도, 문제의 발언을 먼저 한 주체는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라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우 위원장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싸움이 아니다. '도대체 왜 이런 식의 발언을 했지?' 하는 게 본질"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그런데 그걸 만회하려고 그 사실관계를 더 파다가 (이준석 후보) 본인이 더 다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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