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의료융합측정그룹장이 C-스캔 시스템을 이용해 동전의 초음파 현미경 영상을 수집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국내 연구팀이 맞춤형 렌즈를 부착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초음파 검사 이미지 해상도를 1.5배 개선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음향진동초음파측정그룹 연구팀이 초음파 검사 장비의 초점거리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탈부착형 음향렌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측정 과학과 기술'에 공개됐다.
초음파 이미징은 물체나 인체에 초음파를 투과하고 반사되는 신호를 수집·분석해 구조를 형상화하는 기술이다. 초음파 이미징 방법 중 하나인 C-스캔(Scan)은 다른 방식보다 해상도가 높아 암 조직검사나 항공기·배관 결함을 손상 없이 평가하는 비파괴검사에 널리 활용된다.
C-스캔에 쓰이는 집속 초음파 변환기는 고주파 초음파를 특정 지점에 집중시켜 내부 깊숙한 곳의 정확한 정보를 얻거나 치료 효과를 전달하는 장치다. 초음파 이미지를 생성하려면 초음파의 강도를 높이고 초점거리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
집속 초음파 변환기마다 조절 가능한 초점거리가 고정돼 있다는 점이 한계다. 초점거리별로 변환기를 구입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검사 대상의 위치나 크기에 알맞은 미세 조정이 불가능해 해상도를 높이는 데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별도 장비 교체 없이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탈부착형 음향렌즈를 개발했다. 기존 장비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초점거리도 맞춤형 음향렌즈로 해결해 최적화된 해상도를 제공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음향렌즈는 구면으로 제작해 가장자리로 갈수록 초점이 후려지는 구면수차가 발생했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음향렌즈는 비구면으로 설계돼 선명한 초점과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음향렌즈의 크기를 부착할 면적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낮은 평면형 초음파 변환기에 음향 렌즈를 부착하면 집속 초음파 변환기와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음향렌즈를 C-스캔 초음파 검사 장비에 부착해 인체 모사 물체인 팬텀(Phantom)을 분석한 결과 25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미세 구조가 식별됐다. 동일한 초점거리에서 음향렌즈를 부착하지 않은 장비보다 약 1.5배 높은 해상도다.
김용태 표준연 음향진동초음파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개발된 설계 기술을 C-스캔 이외에 다양한 초음파 검사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응용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88/1361-6501/ad9ecc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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