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보다 낯선 사람 냄새에 더 오래 반응
낯설면 오른쪽 코로 맡아, 우뇌와 연관 추정
집고양이는 주인과 낯선 사람의 냄새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이 밝혀졌다./퍼블릭 도메인
고양이가 냄새만으로도 주인과 낯선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치야마 히데히코(,Hidehiko Uchiyama) 일본 도쿄농업대 동물학과 교수 연구진은 고양이가 사람의 냄새만으로 낯선 사람과 주인을 구별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28일 게재했다.
고양이는 주로 냄새를 통해 다른 고양이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람을 냄새로 알아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고양이가 사람의 목소리를 구별하고, 시선을 해석해 음식을 찾으며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진은 집고양이 30마리로 실험을 진행했다. 고양이에게는 주인 또는 낯선 사람의 겨드랑이, 귀 뒤, 발가락 사이를 문지른 면봉이 담긴 플라스틱 튜브를 줬다.
고양이들은 주인의 냄새보다 낯선 사람의 냄새에 더 오래 코를 들이대며 반응했다. 고양이가 냄새만으로 익숙한 사람과 처음 보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젖을 뗀 새끼 고양이는 어미 고양이에 비해 낯선 암컷 고양이의 냄새를 더 오래 맡는다고 알려졌다.
또 고양이는 낯선 냄새를 처음 맡을 때 오른쪽 콧구멍을 주로 사용하다가, 냄새에 익숙해질수록 왼쪽 콧구멍으로 전환했다. 앞서 이 현상은 개, 물고기, 새 등에서도 관찰됐다. 우치야마 교수는 “후각이 뇌 기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감정적으로 놀라운 낯선 냄새를 처리하는 데는 우뇌가 선호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컷 고양이는 성격에 따라 냄새를 맡는 행동에 차이가 있었다. 수컷 중 신경질적인 성격을 가진 고양이는 반복적으로 냄새를 맡는 경향이 있었고, 성격이 온순한 고양이는 비교적 차분히 반응했다. 반면, 암컷 고양이는 성격과 관계없이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연구진은 “고양이가 사람을 인식하는 데 후각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냄새를 맡은 뒤에 플라스틱 튜브에 몸을 비비는 표시 행동을 보였는데, 이는 코를 킁킁거리는 것이 표시 전 탐색 행동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고양이가 냄새만으로 특정 사람을 인식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수의대의 카를로 시라쿠사(Carlo Siracusa)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지에 “고양이의 냄새 맡는 행동이 뇌 기능과 관련이 있는지 해석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낯선 냄새가 우뇌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고양이가 냄새를 맡는 동안 뇌를 촬영하는 데 기꺼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PLOS One(2025),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2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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