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토론회 결과 “김문수, 지지층 확장 못 해” “이재명, 방어에 급급”
개혁신당 이준석 대통령 선거 후보가 지난 27일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 부위에 대한 성폭력 글을 그대로 언급해 논란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상대 후보 검증을 한다며 준비한 발언을 꺼냈지만 부적절한 표현으로 의도를 사라지게 만든 실책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모두 지지세 확장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Q. 각종 정치, 사회 이슈 두 분의 논객과 함께 짚어봅니다. 먼저 신문 지면을 통해 각종 정치, 사회 현안 날카롭고 합리적으로 분석해 주시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네, 안녕하세요.
Q. 정치, 사회 현안 야구처럼 기록과 확률로 접근하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천용길 시사평론가 어서 오십시오.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안녕하십니까.
Q. 지난 화요일 사전 투표 직전에 치러졌던 3차 TV 토론회, 그 영향이 반영된 여론조사는 어제부터 이제 공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진짜 이제는 깜깜이 속에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분은 TV 토론을 직관하셨는지,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Q. 재미있게 보셨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뭐 보통 사람들이 TV 토론이 시시했다든가 이렇게 하는데, 그건 괜히 자기들이 하는 소리 같고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Q. 어떤 흥미를 느끼셨을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저 친구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저걸 어떻게 변명을 할까, 그리고 저는 솔직히 무슨 공약이니, 뭘 하겠다, 이런 데 별로 관심이 없어요. 태도, 수세에 몰리는 부분, 어떻게 공격할까 이런 것이고, 지금 모두에 우리 사회자님께서 선거에 관해서 직간접적으로 토론을 많이 들었다, 그러잖아요?
Q. 예, 봤다는 게 90%예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런데 이게 지금 방송 3사의 시청률이 19%인가, 과거에는 50%가 넘었는데.
Q. 실시간으로 볼 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줄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실시간,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전체를 보느냐 아니냐에 좀 달라요. 무슨 방송에서, 신문에서 조금 편집해서 우리 뭐 축구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만 보고 그 시합이 어땠다고 이야기하듯이 그게 좀 잘못됐지 않습니까? 저도 그런 경우가 있는데 1차, 2차 토론회에서 다 보지 못한 부분에서 편집했던 것만 보는데, 그게 굉장히 왜곡된 것을 전달한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민주시민이라면 이런 토론회 정도는 의무적으로 좀 시청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좀 했습니다.
Q. 전체적으로 다시 보기를 하더라도 풀 영상을 좀 보는 것이 좋겠다. 아무튼 흥미롭게, 재미있게 봤다고 하셨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는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이게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야구 경기를 보더라도 그 경기에서 빈볼을 던지고 폭력 사태가 일어나면 경기 결과보다는 그 장면만 자꾸 언급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준석 후보가 경기 중에 빈볼을 의도적으로 던져 놓고···
Q. 그 혐오 발언 말씀입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던져놓고 권영국 후보를 향해서 '봐라. 이재명 후보가 집에서 이렇게 빈볼을 자주 던진다는데'
Q. 이재명 후보라고 말도 안 했어요. 누군가가 이렇게 얘기했어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어떻게 생각하냐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 관객들이 들어와 있는 곳에서 경기 중에 빈볼을 던지는 것과 연습 중에 던지는 것의 효과에 대해서 이준석 후보는 좀 간과했던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Q. 박재일 실장님은 좀 전반적으로 얘기를 해 주셨고 또 천용길 시사평론가는 이준석 후보의 어떤 발언 의도, 태도, 이 부분을 짚어주셨는데, 박 실장님은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이준석 후보의 논란이 되는 발언?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준석 후보의 준비된 발언인 것 같아요.
Q. 선수 개인의 순간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코치진의 사인이 있었다? 전략이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약간의 그 표현에 좀 실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준석 후보가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민주노동당이나 쉽게 말해 좌파 그리고 이재명 후보의 어떤 그 언변의 문제, 과거 특이한 발언을 많이 했다고 이준석 후보가 얘기를 하잖아요. 그리고 이재명 후보는 사실 특이한 발언을 많이 했고 그게 국민 사이에 회자돼 있는데, 이제 또 이재명 후보 아들의 발언까지 유사한 발언이 있다는 것을 좀 지적하고 싶어 한 것 같고.
그러면서 민주당이나 아니면 민주노동당, 그러니까 이준석 후보로 봐서는 좌파 쪽의 인사들이 여성에 대한 어떤 이중적인 잣대, 예를 들면 성소수자, 여성 이걸 굉장히 우리는 잘 대우해 주고 싶다고 하면서 정작 당신들은 거기에 비해서 실질적인 어떤 그 행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말로 포장된 논리밖에 없지 않느냐는 공격을 하기 위해서 그걸 꺼내 것 같은데.
Q. 그런 의도는 다 이제 설명도 했고 이해를 할 수 있는데, 그 발언이 참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논란이 될 수밖에 없겠죠. 제가 보기에는 이준석 후보의 약간의 실수였다고 봅니다. 더 이상 제가 거기에 대해서 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Q. 맞습니다. 어쨌든 유권자들도 그 부분을 보시고 지금 어떻게 선거에 영향이 갈지는 또 우리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10% 정도의 지지율을 받던 후보였는데요. 자, 하지만 그 논란만이 아니죠. 저희가 짚어봐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1, 2, 3차 토론회 중에 어떻게 보면 가장 또 관심도 많았고 중요했던 정치 개혁, 정치 양극화 해소에 대한 주제 토론이었는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좀 짚을 만한 내용들도 있었을까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비상계엄과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는 좀 기회가 찾아왔었는데, 이 기회를 좀 놓쳐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계엄에 대해서 김문수 후보는 약간의 입장 변화 정도는 TV 토론에서 나왔거든요. 계엄은 잘못됐다, 본인은 계엄을 절대 하지 않겠다. 이 메시지를 냈는데, 문제는 비상계엄과 탄핵, 내란이라고 하는 이 사이에서 김문수 후보의 입장이 모호하게 나타났다.
그러니까 비상계엄은 탄핵당해 마땅했다고 하는 정도의 좀 명확한 입장이 나왔더라면 이 보수층 가운데 갈 곳을 잃은 유권자들을 당길 수 있었는데, 그런 전략보다는 있는 지지층을 그냥 지키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또 선 긋기에 대한 그런 질의도 한 번 있었는데, 완전하게 얘기를 하지 않았고, 또 전날이었나요? 윤상현 선대위원장이 합류를 하게 됐는데, 아무튼 지지층 결집에는 좀 의미가 있지만 부동층을 잡기에는 이번 토론회에서도 뭔가···
[천용길 시사평론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부동층이라고 해서 민주당도 갈 수 있고 국민의힘도 갈 수 있는 중도층이 아니라, 전통적인 보수층 중에서 등을 좀 돌린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전략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보입니다.
Q. 일관되게 이제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서 공세를 쏟아냈습니다. 사법 리스크 그리고 또 이 후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결점들, 그런 것들을 또 거론을 했고, 방탄 독재를 비판했고, 또 이제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도 그날 마침 받아서 괴물 정권을 막겠다, 이렇게 계속 일관되게 주장했어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제가 보기에는 거의 뭐 골대 앞 노마크 찬스예요, 김문수 후보로 봐서는. 이재명 후보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어떤 공적인 굉장한 공약이나 토론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오로지 자기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을 방어하는 데 좀 급급한, 거기에 지금 몰두했어요.
Q. 수비 전략이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당연하죠. 점수만 안 뺏기면 된다는 것인데, 그런 전략이죠. 그리고 실제로 이제 머리가 그쪽으로 가 있는데, 그리고 지금 사법부 독립의 문제, 우려하는 거, 대법관 증원 굉장히 실수를 했거든요, 민주당이.
Q. 그래서 지금 민주당에서는 입법은 철회했습니다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또 할 거예요, 아마 집권하면. 형사소송법을 이재명 개인을 위해서 지금 바꾸겠다는 거. 이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것인데, 비판할 소재가 너무너무 무궁무진한데, 제가 보기에는 김문수 후보의 파고드는 능력이나 언변이나 전달력이 솔직히 못 미쳤다. 그나마 이준석 후보가 옆에서 어시스트를 해주고 백업을 해주지 않았으면 이번 토론은 거의 뭐 무의미할 정도로 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그런 좀 현란한 플레이가 김문수 후보로서는 필요했는데, 워낙 이분이 또 좀 점잖으시고, 뭐랄까 좀 가벼운 느낌을 주시는 분은 아니잖아요, 말이나 이런 것들이? 그것이 진중하다 보니 지금 긴박한 이 시간에 노마크 찬스를 좀 제대로 못 살린 부은 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앞서 박 실장님이 이야기해 주셨지만, 노마크 찬스에서 김문수 후보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결국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호하게 선을 긋고 '봐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렇게 비상계엄을 일으켰는데,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문제를 일으킬 거다'라고 연결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앞에서 선을 못 긋다 보니까 이낙연 전 총리와 연합한 것도, 지금 이 대선이 치러지고 있는 이유가 결국은 비상계엄 때문에 치러지는데, 이낙연 전 총리를 향해서도 아무리 이재명 후보가 싫어도 비상계엄에 대해서 크게 반성하지 않는 사람과 손을 잡는 게 과연 맞나? 그러니까 이 효과를 완전히 누리기가 좀 어려운, 그러니까 김문수 후보의 스피치뿐만 아니라 인식 자체가 전환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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