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닷새 앞으로…오늘부터 이틀간 사전투표 실시
유권자 56% “표 줄 사람 정해놨다” 적극 투표 의향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 담벼락에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거벽보가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6·3 대선을 열흘여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10명 중 8명이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20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재외선거 투표율도 7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높은 투표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헤럴드경제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홈페이지를 방문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694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92%(395명)가 ‘마음 속에 정해놓은 후보에게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30.40%(211명)도 “선호하는 후보는 없지만 투표는 하겠다”고 밝혀,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87.32%)가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자(9.08%)를 절대적으로 앞섰습니다.
반면 “표를 줄 사람(후보)이 없어서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7.49%(52명), “공휴일엔 놀러가야 해서 투표할 수 없다”는 응답은 1.59%(11명)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3.60%(25명)는 투표 참여 여부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재외투표율 79.5% ‘역대 최고’…사전투표 의향도 20대 대선 때보다 높아
이렇듯 투표 참여 의향이 적극적인 만큼 실제 투표율도 높을지 관심입니다.
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최종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19.5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사전투표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첫날 사전투표율 기준으로는 최고입니다.
재외투표 투표율도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지난 20일부터 닷새간 전 세계 118개국, 223개 재외투표소에서 실시된 재외 투표에서는 선거인 명부에 등재된 25만8254명 중 20만5268명(79.5%)이 투표해 2012년 재외투표가 도입된 이후 투표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실시된 제19대 대선의 75.3%보다 4.2%포인트(p) 높고, 3년 전 20대 대선의 71.6%보다 7.9%p 높은 수치입니다.
2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4~25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유권자 15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권자 의식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도 이번 선거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86.8%에 달했고, “가능하면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도 9.5%로 나타났습니다. “투표하지 않겠다”(별로·전혀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3.3% 뿐이었습니다.
적극적으로 투표 참여 의향을 밝힌 응답은 2022년 20대 대선 전 조사한 83%보다 3.8%p 높습니다. 투표 참여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37.4%에 달했는데, 이 역시 20대 대선 전 조사의 27.4%보다도 10%p나 높습니다.
20대 대선의 실제 투표율은 77.1%, 사전투표율은 36.93%였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내달 3일 본투표로 이어질지, 어떤 후보에게 유리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양당 모두 사전투표 독려…투표율 높으면 누구에게 유리할까?
더불어민주당은 재외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찍자 내심 반기는 분위깁니다. 그간 재외선거에서는 민주당계가 대부분 승리한 탓입니다.
중앙선관위 선거총람에 따르면, 재외국민 투표가 처음 시행된 2012년 이후 대선과 총선 각 4차례씩 총 8번의 선거에서 민주당계 정당이 7번이나 승리했습니다. 국민의힘계 정당이 이긴 선거는 2012년 4월 19대 총선(새누리당 40.4%, 민주통합당 35.2%) 뿐입니다. 3년 전 20대 대선 때도 재외국민 투표만 놓고 보면 이재명 후보(59.77%)가 윤석열 후보(36.19%)를 제쳤습니다.
민주당은 역대 최고의 재외투표율에 대해 “12·3 계엄과 내란 사태를 초래하고도 반성조차 없는 극우 내란 세력에 분노한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며 “재외국민 투표의 동력을 사전투표로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듯, 사전투표율을 높여 본투표율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투표 참여가 저조한 젊은 세대가 투표에 참여했다는 뜻으로, 진보 정당에 실제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민주당은 “끝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며 득표율 끌어올리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광주 동구 지원2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모의시험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사전투표를 열심히 해서 투표율을 높이는 게 승리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고, 그간 선거 관리부실을 지적하며 사전투표제도를 비판해 온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사전투표를 안 하면 우리가 굉장히 손해 본다”며 본인 역시 사전투표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이는 김 후보의 말처럼 “(부정선거를) 적발하면 완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전략일 수도, 이 후보와 격차를 좁혀 ‘반전’을 일으키기 위해 지지자들이 최대한 결집해야 한다는 취지일 수도 있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도 “미래를 위한 투표를 사전투표부터 바로 보여달라”면서 투표를 독려, 마지막 ‘반전’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3년 전 20대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이 36.93%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아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결국 대통령에 당선돼 속설을 뒤집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한 만큼,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어느 정도일지,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낮으면 보수에게 유리하다’는 통념이 통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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