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유세장에서 항의하는 시민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성북구 안암역 인근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유세차가 “이준석” 외치자, 군중이 “나가라” 답했다.
29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앞 안암역 부근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티브이 토론에서 한 여성 혐오 발언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그의 유세 현장에서도 시민들이 이에 항의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유튜브 ‘미디어몽구’, ‘민중의 소리’ 등 영상을 보면, 고려대 안암 캠퍼스 후문 쪽에 개혁신당 유세차가 도착해 있었다.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개혁신당 유세차의 여성 선거운동원이 “(이준석 후보의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 행위 발언이) 이재명 후보와 관련 있는 사람에게서 나왔던 것임을, 대한민국 1등 후보로서 충분히 검증을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그런 자세였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지난 27일 대통령 후보자 3차 티브이 토론에서 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 행위를 묘사한 발언을 두둔한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반발했다.
유세차에서 여성이 “이준석”을 외치면 고려대 쪽에서 “나가라”로 답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여럿이 외치는 “나가라” 함성에 개혁신당 유세차에서 “(이 후보를 응원하는) 더 큰 목소리가 지금 필요합니다. 젊은 40대 기수, 맑고 밝고…”라고 맞대응했다. 이 와중에 한 젊은 남성이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40대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이후로도 “이준석”을 외칠 때마다 “나가라”는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이렇게 “이준석” “나가라” 목소리로 하는 실랑이는 반복됐다.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준석 후보가 도착해 연설에 나섰다.
그는 “1번을 뽑으면 환란이 오고, 2번을 뽑으면 내란을 청산하지 못할 수 있다”며 “4번을 뽑으면 새로운 앞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도중에 청중에서는 “윤석열이나 책임져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 후보의 연설에 박수 치고 호응하는 시민도 있었다. 연설이 끝나고 이 후보가 시민과 기념 촬영을 하는 동안 한 남성이 “윤석열 당선할 때 (당) 대표했는데 사과할 생각 없으십니까? 윤석열 당선에 일등공신 아니십니까?”라고 항의했다. 그는 이 후보를 향해 “갈라치기 정책 그만하시죠. 어떻게 당신이 2030을 대표한다고 감히 참칭할 수 있습니까?”라고도 항의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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