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일 부산·경남 방문에서 거듭 쓴소리... 노동·생태 현안 등 지역 표심도 적극 공략

[김보성 기자]

▲  기호 5번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 둘째날인 3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내란 청산과 동시에 혐오정치도 반드시 청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이튿날인 30일 부산과 경남 지역을 찾은 권 후보는 TV토론에서 여성혐오 발언 논란을 일으킨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향해 자격을 거듭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 정도로 여성혐오가 거침없이 이루어지는 후보라면 더 이상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 그래서 사퇴하라고 했다. (중략)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리인데 이런 발언을 통해 자기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사람은, 이런 정치는 우리 사회로 봤을 때 불행하다. 혐오 정치 끝장나야 하고, 종식돼야 한다."

이준석 논란 계속, 재차 날 세운 권영국

이 후보가 지난 3차 대선 토론에서 여성의 신체에 관련한 폭력적 표현을 여과 없이 권 후보에게 던진 뒤 뒤늦게 사과했지만, 권 후보는 충분치 않다고 봤다. 이 후보는 토론 다음 날인 28일 "순화적 표현으로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한 뒤 29일에는 이재명 후보의 가족을 언급하면서 "제 질문 어디에 혐오가 있느냐"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여성단체를 포함한 비난이 쇄도하자 그는 이날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3차 TV 토론 중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많은 분께 실망과 상심을 안겨드렸다"라며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권 후보는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내란 세력과 마찬가지로 이 후보도 퇴장 대상이라고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그는 "이 후보의 발언들을 보면 자기의 정치를 위해서 항상 대립 구도를 만들고, 반대편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지지율을 확보하는 방식이 매우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제' 문제 등 이른바 '갈라치기' 논란이 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  기호 5번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 둘째날인 3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파장 확산 과정에서 앞서 이 후보가 앞서 "민주·진보 진영의 위선"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했다. 권 후보는 "이 후보가 뱉어낸 말이 위선"이라면서 "인용이라는 따옴표로 자기 얘기가 아닌 것처럼 언어 성폭력을 쏟아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격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 삶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통합형 후보인지 스스로 되돌아보라"라고 발언의 강도를 높였다.

거대 양당은 말하지 않는 노동 현안 거론 눈길

이날 부산·경남(PK)을 돌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한 권 후보는 거대 양당 간 경쟁에 가려진 사안을 짚으면서 적극적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오전 일찍 창원 현대로템 정문 앞 출근 유세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로템지회 간담회에 나섰고, 이어 경남도의회·부산시의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틈새 표심을 노렸다.

내용은 내란 극복에 더해 "불평등·차별이 아닌 일하는 사람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를 내세우는 것으로 채워졌다. 금속노동자와 기호 5번 손팻말을 든 경남에서는 "보수정당의 공약은 대부분 각종 개발이나 토건사업이라며 "지역 노동자, 농민, 청년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일터에서 중대재해로 죽어가거나 노조탄압에 맞서 농성하는 이들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노동·녹색 등 진보 3당,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과 함께한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개발 비판, 반얀트리 화재 노동자 사망 참사,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고준위핵폐기물 논란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를 해결할 적임자"를 부각했다. 이런 발언 속에 대선 후보 누구도 언급하지 않은 사안도 끄집어내 이번 대선이 '정권교체'를 넘어 '사회대개혁'으로 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부당해고 된 이후 복직했으나 불복으로 행정소송을 당한 태종대 다누비열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단협에 명시된 고용승계조차 거부돼 일방적 해고 처지에 놓인 부산글로벌빌리지 이주 노동자들, 공공부문이 책임을 다하긴커녕 앞장서 비정규직 고용을 이용해 먹는 이 불평등하고 잔인한 세상을 제가 대통령이 돼 반드시 바꾸어 내겠다."

▲  기호 5번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 둘째날인 30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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