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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에서 바라본 휴대폰 화면에 위믹스 거래중단 관련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원이 위믹스 거래지원종료를 둘러싼 위메이드와 닥사(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간 분쟁에서 닥사 손을 들어줬다. '닥사가 내린 거래지원종료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 게임업계는 훈풍이 불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위메이드가 닥사 회원사 중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4개 디지털자산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거래지원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지난 2월28일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자회사 위믹스 재단은 외부 해킹 공격을 받아 약 865만4860개의 코인을 탈취당했다. 당시 위믹스 가격 기준으로 약 9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닥사는 지난 2일 해킹 사고와 조치 미흡 등을 이유로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거래지원 종료는 주식시장에서의 상장폐지와 유사하다. 위메이드는 해킹 사실을 사고 발생 4일 후인 지난 3월4일 첫 공지해 '늑장공지'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위메이드는 지난 9일 닥사 결정에 반발하며 서울중앙지법에 거래지원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었다.

다만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 위메이드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사업과 P2E 게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아직 블록체인 사업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P2E 게임은 국내에서 불법인 탓에 해외에서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P2E 게임이란 아이템을 현금화해 돈을 버는 개념의 게임 방식을 말한다. '미르4', '나이트크로우' 등 위메이드의 P2E게임은 여전히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위믹스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다.

위메이드는 해외시장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가처분 신청 결과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예정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2차 상장폐지로 위믹스의 가치나 위상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 가격은 가처분 결정이 나온 오후 4시를 기점으로 5분 새 474원에서 363원까지 23.4%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가 안 된다는 점이 글로벌에서도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훈풍이 불고 있던 블록체인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5일 업계 '큰형님'으로 평가받는 넥슨이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N'을 출시하고 가상자산 '넥스페이스 코인(NXPC)을 발행, 상장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해 이목을 끈 바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주식시장으로 따지면 삼성전자가 빠지는 격"이라며 "블록체인 게임사업 전반에 의구심을 가진 시선이 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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