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셔틀콕 퀸'이 무너졌다. 안세영(사진)이 '숙적' 천위페이에게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싱가포르오픈 3연패와 5연속 국제대회 우승 대업이 무산됐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셔틀콕 퀸'이 무너졌다.
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삼성생명)이 '숙적' 천위페이(중국)에게 올 시즌 첫 패를 당하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싱가포르오픈 3연패 달성이 무산됐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5위 천위페이에게 0-2(13-21 16-21)로 완패했다.
2023, 2024년에 연이어 싱가포르오픈을 석권한 안세영의 대회 3연패 도전도 8강에서 멈췄다.
올해 국제대회 첫 패배다. 이 경기 전까지 안세영은 2025년 출전한 국제대회서 한 번도 무릎을 꿇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을 차례로 거머쥔 안세영은 최근 단체전인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에서도 여자 단식 5경기를 모두 2-0으로 이겼다.
싱가포르오픈 첫 두 경기 역시 2-0 완승으로 장식해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 갔다.
그러나 이날 최대 라이벌인 천위페이에게 일격을 맞았다.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천위페이는 한때 안세영의 천적으로 통했다.
하나 올해는 달랐다. 싱가포르오픈 전에 치른 두 차례 맞대결에서 안세영이 모두 승리했다.
지난 3월 오를레앙 마스터스 결승과 전영오픈 8강에서 차례로 천위페이를 일축해 천적 관계를 청산한 듯했다.
하지만 약 두 달 만에 리매치에서 게임스코어를 하나도 따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는 충격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천위페이와 상대 전적은 11승 13패가 됐다.
애초 싱가포르오픈 3연패와 5연속 국제대회 우승 대업을 동시에 겨냥했지만 준결승을 눈앞에 두고 쓴잔을 마셨다.▲ 올 시즌 안세영과 맞대결에서 2전 전패한 천위페이(사진)는 싱가포르오픈에서 설욕에 성공, 대회 우승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최대 라이벌을 철저히 분석한 듯한 허를 찌르는 스트로크 공격이 빛을 발했다.
출발부터 흔들렸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연속 4실점해 0-4로 끌려갔다.
둘은 치열한 랠리 공방을 벌이며 라이벌전 다운 긴장감을 뽐냈다. 안세영이 3-6으로 뒤진 상황에선 무려 56번이나 셔틀콕을 주고받는 '혈투'를 벌였다.
이때 득점으로 반등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으나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천위페이에게 다시 연속 3실점해 흐름을 도로 내줬다.
결국 1게임을 13-21로 헌납하고 2게임에 돌입했다.
2게임 역시 팽팽했다. 페이스를 다소 회복한 안세영이 특유의 '질식 수비'를 앞세워 역전승 발판을 꾀했다.
그러나 '천위페이 창'이 조금 더 날카로웠다. 안세영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스트로크 공격이 연이어 상대 코트에 꽂혔다. 결국 11-9로 앞선 채 천위페이가 인터벌을 맞았다.
2게임 후반 들어 안세영은 수비보다 공격에 초점을 맞추며 경기 플랜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대각선 공격이 잇달아 막히고 실책성 플레이까지 겹쳐 승기를 내줬다.
맞수로부터 16점을 뺏는 데 그쳐 역전극을 완성하지 못했다. 16-21로 2게임을 마감하고 네트 너머 천위페이의 환호를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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