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코오롱베니트 R&D본부 주임 인터뷰
국내 AI 산업서 경쟁력 높이는 외국인 연구자
AI 에이전트 기술 고도화해 산업 현장 혁신 도전
리나 코오롱베니트 연구개발(R&D)본부 주임. 코오롱베니트 제공
"최근에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논문을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작성하기 때문에 언어와 전문 지식을 모두 갖춘 연구자가 아니면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런 중국 쪽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인력이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팀 내에서 중국 AI 기술을 분석하고 산업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1일 과천 코오롱베니트 사옥에서 만난 리나 코오롱베니트 연구개발(R&D)본부 주임은 "AI 모델 개발에는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 주임은 중국인 직원이다.
◇나날이 커지는 중국 AI 기술 영향력= 중국은 어느새 AI 분야에서 선구자급으로 성장해 국제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특허 출원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AI 기술 강국으로 부상 중이다. 중국은 이미 AI 연구 분야에서 양적으로는 미국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의 생성형 AI 특허 출원 수는 총 3만8000건으로 2위 미국(6276건)의 6배 이상이다. AI 학계에서는 중국의 방대한 연구 저변이 향후 AI 기술 표준화 경쟁에서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등장한 딥시크는 '스푸트니크 쇼크'에 버금갈 정도라는 평가를 들으며 AI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1대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첨단 AI칩 없이도 오픈AI·메타를 능가하는 AI로 떠오르면서 단숨에 AI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의 위상을 흔들었다.
리 주임은 "중국의 AI 업계는 초고속 성장과 치열한 경쟁이 특징"이라면서"AI 모델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R&D 비중을 높이고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해 AI 모델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중국어와 AI 기술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인재는 희소하다. OECD 36개국 가운데 한국은 디지털 분야 인재 유입 순위가 32위에 그쳤고 지난해 기준 국내 디지털 관련 전공 유학생 비중도 전체의 20%(2만5786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유학생의 29%가 본국으로 귀국하고 국내 취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8%에 머문다.
리 주임은 바로 국내에 남은 8%의 희소 인재다. 중국 대학 학부 과정에서 컴퓨터공확과를 졸업 한 뒤 한국으로 유학 와 AI 석사 과정을 밟으며 연구 경력을 쌓았다. 그는 "한국 제조업 기반의 실전 데이터가 많고 AI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프로젝트가 다양해서 도전하고 싶었다"며 "연구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에 AI를 적용하며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서 가치 만드는 AI 연구자가 되고 싶어"= 그는 현재 코오롱베니트 AI R&D팀에서 산업 특화 AI 기술 개발과 오픈소스 모델 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중국어와 AI 기술을 모두 이해하는 강점을 살려 중국 AI 기술 동향 분석과 오픈소스 리서치도 함께 수행하며 팀 내 다양한 AI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을 활용한 가상휴먼 개발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성과를 쌓았다.
그가 코오롱베니트를 선택한 이유는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프로젝트가 많고, 다양한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오롱베니트는 지난해 R&D본부를 확대 재편하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DX)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적의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원스톱 AI 공급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리 주임은 "코오롱베니트의 장점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탐색하고 참여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라며 "AI를 통한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 개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팀 내 유일한 외국인 연구자다. 한국어로 업무를 원활하게 소화해 팀 내 소통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그는 "팀 분위기가 개방적이고,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며 "함께 협업하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리 주임은 앞으로 AI 에이전트 기술을 고도화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AI 모델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AI 에이전트 기술을 코오롱베니트 AI 사업에 효과적으로 적용해 더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산업 현장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AI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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