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子 ‘여성신체 게시글’ 논란 대선 막판 잠식해
민주 파상공세…이준석 고발·제명, 보도 언론사도 고발
민주 정보통신망법도 발의…국힘 “李 가족 험담금지법”
개혁신당, 민주 맞고발…국힘, 도박자금 증여 여부 집중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6·3 대통령선거 막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 동호씨를 둘러싼 ‘여성신체 게시글’ 및 ‘불법도박’ 논란을 두고 민주당·국민의힘·개혁신당이 뒤엉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TV토론에서 관련 발언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이를 인용한 일부 언론사를 고발했고,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맞고발했다. 또 관련 논란에 거리를 두던 국민의힘은 동호씨가 2억원의 불법 도박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집중해 조세포탈 형사고발을 진행하는 등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험지 공략’에 나선 1일 대구광역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민주 파상공세…이준석 고발 및 제명, 보도 언론사 고발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3차 대선 TV토론 이후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공표했다”고 주장하며 이준석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이준석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사세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포함한 윤석열 정부 인사를 주요 타깃으로 활동하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다.
민주당 측은 고발 배경을 이준석 후보가 일부 사실과 명백한 허위사실을 섞어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동호씨 공소장에 적시된 게시글 일부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을 지칭하고 있음에도 이준석 후보가 이를 여성혐오로 몰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민주당은 일부 언론이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여과없이 인용하고 사실관계 확인 없이 왜곡된 내용을 보도했다며 기자 9명도 고발했다.
민주당 등은 이준석 후보의 의원직 제명을 목표로 한 징계안도 제출했다. 징계안을 제출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 등 21명은 이준석 후보의 TV토론 발언에 대해 “여성의 신체 부위를 언급한 성폭력과 성희롱”이라며 “이준석 후보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등의 비방금지,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의 유통금지, 국회의원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품위유지), 정서적 아동학대를 현저하게 위반한 행위”라고도 주장했다.
의원직 제명안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기에, 국민의힘 의원 일부만 가세하면 이준석 후보의 의원직이 박탈될 수 있다. 헌정 사상 국회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1979년 김영삼 전 대통령(당시 신민당 총재)가 유일하다.
아울러 민주당은 3차 TV토론 이후인 29일과 30일 연달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조국혁신당 등과 함께 발의했다. 29일에는 ‘본인 또는 제3자의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거짓, 왜곡된 사실을 생성ㆍ유포하여 내란 등 범죄를 조장, 선동하지 못하는 법안’을 냈고, 30일에는 ‘각종 혐오 표현을 제재하는 법안’을 냈다.
이에 대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재명 가족 험담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다”며 “내란 선동을 빌미로 이재명과 그 가족을 험담하는 내용을 막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혐오 표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누구도 마음에 안 들면 제재하겠다는 독재식 발상”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개혁신당, 민주당 맞고발…국힘 동호씨 불법자금 집중공세
민주당의 파상공세에 잠시 주춤했던 개혁신당은 민주당을 맞고발 하는 등 본격적인 반격을 진행 중이다.
개혁신당 선대본은 지난 31일 이준석 후보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고발한 민주당 등 개인과 단체에 대해 무고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하현휘 개혁신당 공명선거본부장은 “이준석 후보가 토론회 당시 이재명 후보 장남인 동호씨에 대해 했던 발언들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 등에서는 이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 등의 징계안 제출에 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3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그 2중대, 3중대, 4중대 격에 해당하는 정당들이 저를 국회의원직에서 제명시키겠다고 한다”며 “이재명 유신독재의 출발을 알리는 서곡과도 같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역사를 50년 뒤로 후퇴시키는 반민주 폭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역풍을 맞은 동호씨의 ‘여성신체 혐오’ 논란 대신 2억원 규모의 불법도박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재명 가족비리 진상조사단장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1일 자신의 SNS에 “오늘 이재명 후보와 그의 장남에 대해 증여세 포탈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형사고발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가족비리 진상조사단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에서도 동호씨가 2021년 11월3일 하룻동안 9차례에 걸쳐 1115만원의 도박사이트에 입금된 점을 언급하며 “1992년생으로 (당시) 20대 후반 청년인 (이 후보의 아들이)하루에 1000만원을 입금할 돈을 어떻게 마련했나”라며 “누구로부터 증여 또는 불법자금을 가지고 있었다고 추정된다”고 의심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직계존속(부모, 조부모)은 성인 자녀에게 10년 동안 5000만원 초과해 증여한 경우 증여세를 내야 한다. 결국 1992년생인 동호씨가 불법도박에 사용한 2억3000만원이 전부 부모 등으로부터 받은 돈이라면 증여세를 냈어야 한다는 얘기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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