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뉴시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더본코리아가 발생 비용을 자사가 전액 부담하는 방식으로 20개 대표 브랜드에 대해 ‘6월 릴레이 할인전’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각종 의혹과 이에 따른 수사 진행 등 리스크가 불거지며 ‘반토막’ 이하로 주가가 내려 않은 더본코리아가 자체 노력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 주가에도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더본코리아는 이달 30일까지 한 달간 빽다방, 홍콩반점 등 2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할인전을 운영한다. 브랜드별 요일을 지정해 대표 메뉴를 최대 50%까지 할인하거나 특별 기획 이벤트를 제공한다.
할인 비용은 모두 본사에서 부담해 가맹점의 수익성을 보호하고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할인전에는 빽다방도 참여해 인기 음료 릴레이 할인을 진행한다. 지난달에도 행사 대상이었던 홍콩반점은 제복 근무자와 국민 대상 짜장면 할인 이벤트를, 빽보이피자는 배달앱 할인전을 연다. 리춘시장은 생맥주 1+1과 사이드 메뉴 증정, 백스비어는 맥주와 타코 50% 할인, 인생설렁탕은 요일별 할인 메뉴를 운영한다.
할인 내용은 더본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및 각 브랜드 매장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배달 주문 할인도 제공한다.
[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6월에도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본사 주도의 상생 프로모션을 확대했다”며 “가맹점 매출 증대와 고객 경험 강화를 동시에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회사 대표 브랜드인 빽다방에 대해 오는 12일까지 인기 음료를 순차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릴레이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힌 바 있다.
해당 프로모션은 총 3단계로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아샷추(아이스티샷추가)’는 1000원 할인한다. 5일부터 7일까지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기존가에서 2200원 낮춘 1000원에 제공한다. 10일부터 12일까지는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핫/아이스)를 500원에 판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여름 신메뉴 ‘청사과·요구르트 음료 5종’도 출시 기념으로 일주일간 1000원 할인한다.
다만 아이스 카페라떼와 아메리카노 ‘빽사이즈’에는 할인을 적용하지 않는다. 옵션 추가나 메뉴 변경도 안 된다.
빽다방 관계자는 “무더운 여름철 고객들이 가격 부담 없이 메뉴를 즐기도록 본사가 직접 비용을 부담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가맹점 매출 증진과 고객 만족을 동시에 고려한 상생 모델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백 대표는 빽햄 가격 논란을 비롯해 감귤맥주 함량 허위 표기, 식자재 원산지 미표기, 농지법 위반 의혹, LPG 안전관리 미비, 성희롱 면접 논란 등 각종 의혹에 연달아 휘말렸다. 결국 그는 지난달 6일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제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저의 모든 열정과 온 힘을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며 “이번 위기를 제2의 창업 기회로 삼겠다. 석 달만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다.
실제 논란 이후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매출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신한·현대·KB 등 카드사 4곳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지난 2월 이후 더본코리아 주요 브랜드의 매출이 평균 20% 가까이 감소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도 컸다. 네이버페이 ‘내자산서비스’에 따르면, 주주 5846명의 평균 매수단가는 3만7513원으로, 현재 주가(2만7100원) 기준 평균 손실률은 약 27.7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본코리아는 300억원대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을 내놓았다. 본사가 할인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가맹점 할인 행사도 상생 지원책 일환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9일 더본코리아 상생위원회 발족 첫 준비회의에 참석했다. [더본코리아 제공]
더본코리아의 이 같은 노력에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찾을 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 부호가 찍히는 분위기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21분 현재 더본코리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7% 오른 2만595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27일 장중 기록한 ‘52주 신저가’ 2만5300원보단 소폭 오른 모양새다.
더본코리아 주가는 상장일이던 지난해 11월 6일 6만450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주가가 불과 6개월 만에 최고가 대비 60% 가까이 급락했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면서 더본코리아에 투자했던 주주들도 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날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에 투자한 5746명의 평균 매수 단가는 3만7161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페이가 집계한 평균 수익률은 -30.17%에 이른다.
더본코리아 투자자 평단가. [네이버페이 캡처]
더본코리아 투자자의 연령대별 비율은 40대가 39%로 가장 높았던 가운데, 30대 32%, 50대 16%, 20대 9% 순서로 뒤따랐다.
NH투자증권도 더본코리아와 관련한 자료를 펴냈다. 더본코리아 주식을 보유한 1만6640명 가운데 무려 99.5%가 손실을 보고 있으며, 평균 손실률은 25.38%로 집계됐다. 투자금의 4분의 1 이상이 증발한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는 이어지고 있지만,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돼지고기 함량 미달, 빽다방 일부 제품의 원산지 허위 광고 등이 불거져 논란이 커진 지난 3월 28일 이후 단 한 번도 3만원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프랜차이즈 상장사의 잇따른 폐지 사례가 있었음에도, ‘백종원’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지나치게 의존해 더본코리아가 고평가 상장이 이뤄졌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과도하게 부풀어진 기업가치로 상당한 투자 손실을 보았다는 것.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641억512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60억2391만원으로 전년 대비 40.8% 늘었다. 하지만 산하 25개 외식 브랜드 중 점포 수가 증가한 브랜드가 8개에 불과했고, 증가 점포 수 281개 중 263개(93.6%)가 빽다방이었다는 점에서 빽다방을 제외하곤 더본코리아 외식브랜드 점포 성장률은 우하향 추세라는 우려도 나왔다.
더본코리아 주가가 연일 내려 앉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더본코리아 관련 분석 보고서도 사실상 ‘실종’ 상태다. 국내 증권사가 작성한 더본코리아 관련 보고서는 지난 4월 1일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이 작성한 ‘앞으로 잘할게유~’가 끝이다.
그나마 독립 리서치 기관 리서치알음은 최근 더본코리아의 목표주가를 1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3일 종가(2만6150원)보다 27% 낮은 수준이다. 백 대표가 최근 여러 공식석상에서 “석 달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단기간에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시장은 하루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부터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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